지난 27일 마카티 필리핀한인총연합회 사무실에서는 비사야스 지방을 강타한 '태풍 오데뜨 피해 긴급지원 대책회의'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변재흥 23대 회장과 심재신 24대 회장, 신성호 수석 부회장, 김용규 24대 상근 국장 등이 참석했다. 지난 22일~23일 세부 지역에 급파되어 피해상황을 둘러보고 돌아온 신성호 수 석은 "상황이 생각보다 심각하다. 무엇보 다 식수문제가 가장 시급하다"고 입을 열 었다. 이어 "먹을 물이 가장 중요하고, 생 활용수 문제도 심각해 화장실 이용에 많 은 제약이 있다"고 덧붙였다. 신 수석에 따르면, 코로나 사태 등으로 많은 거주 한인들이 철수한 상태이고, 남 은 한인들은 언제나 봉쇄가 풀리고, 국제 선이 다시 열려 관광객들이 들어올까 막 막한 상황에서 태풍에 큰 피해까지 입으 니 말그대로 망연자실하고 있다고 전했 다. 변재흥 회장과 심재신 회장은 상황의 심 각성을 인식하고 바쁜 인수인계 와중에 도 함께 긴급지원에 나섰다. 심 회장은 발 전기 2대 구입비용을 즉석해서 후원했다. 필리핀한인총연합회는 22일~23일 긴급 현황 파악시 가져간 발전기 이외 추가 발 전기 3대와 연료비, 30리터 크기 식수통 600개, 식수 배달차량 인력 및 경비 등 약 70만 페소 상당의 구호품과 지원금을 긴급 지원했다. 또한 주필리핀대한민국 대사관이 비축중인 긴급재난키트(태양열 전등 각종 서바이벌 키트 등)의 지원을 협의하고 있다. 신 수석은 28일 오후 필리핀 해안경비 대(PCG) General, tito Alvin Andal과 Captain인 Christine Pauline를 만나 피 해지역 발전기 수송은 물론 향후 후원물 품 전달에 적극 협력을 약속받았다. 필리핀한인총연합회와 별도로 한인사회 역시 피해복구에 나섰다. 임마누엘 교회 는 긴급 복구후원금 1M 페소를 세부지역 피해 교회 및 선교센터 10곳에 지원했다. 또한 익명을 요구한 한 독지가는 1개 컨 테이너 분량의 생수를 긴급지원해 세부 지역 한인마트에서 한인들이 무료로 생 수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필리핀 적십자사는 국제사회에 약 2,190 만 불(약 260억원) 상당의 인도적 지원 을 요청하고 있다. UN은 국제사회에 650 만 불(약 77억원)을 요청했다. 한국정부 는 지난 22일 200만 불(약 24억원)을 필 리핀 정부에 긴급지원했고, 대한적십자사 도 약 11만 불을 필리핀 적십자사에 지원 했다. 미국 정부는 20만 불 상당의 지원 금을 필리핀 정부에 전달했다. 세이브더 칠드런 한국은 국내 모금 5만 불을 포함 해 200만불 상당의 긴급구호 활동을 펼 친다고 23일 밝혔다. ◆ 코로나에 태풍에 '엎친데 덮친격'…세 부 거주 한인이 전하는 상황 현재 세부 한인회(회장 조봉환)은 신병 치료차 조회장이 한국에 머무는 관계로 김상현 이사장과 전현직 임원들이 한인 식수 공급 및 봉사에 나서고 있다. 전직 한인회 임원을 지냈으며, 통신 가 설업을 하는 이청기씨는 필리핀한인총 연합회와의 통화에서 세부 지역 전기는 25% 수준 복구가 되었고, 막탄은 여전히 복구가 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주요도 로는 어느정도 복구가 되었지만 간선도 로는 복구에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어 금 방 갈 길도 심한 교통체증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이씨는 식수 확보에 여전히 어려움이 있 다고 전했다. 필리핀 정부의 긴급재난지 역 선포(생필품 사재기 금지 및 가격폭등 단속)에도 불구하고 생수값이 2~3배 가 량으로 올랐다며 "한인들 위주로 무료로 식수공급을 하고 있지만, 물을 나누어주 다보면 어느새 필리핀 주민들도 금방 줄 을 서 물을 요청해 거절할 수 없다"고 전 했다. 이씨는 당국이 지하수를 끓여먹으면 된 다고 하지만, 물을 끓이면 밑에 하얀 석회 가 층층이 쌓인다고 덧붙였다. 상하수도 시스템이 마비되면 가장 먼저 찾아오는 수인성 전염병(장염이나 이질, 콜레라, 장 티푸스)으로 인해 사망자까지 발생할 수 있다. 두테르테 대통령도 피해지역을 둘러보 고 난 뒤, 재난지역 선포와 최우선적 복구 등을 약속했지만 임기말 레임덕과 코앞 으로 다가온 대선 탓에 대통령의 명령이 얼마나 큰 역할을 하게 될지 미지수이다. 이번 태풍으로 공항과 항구 하역 시스템 까지 피해를 입어 복구와 구호물품 전달 이 더디기만 하다. 이씨는 도로에 쌓인 쓰레기 때문에 파리 와 모기등 해충이 들끓고 있고 밤이면 일 부를 제외한 전 지역이 칠흙같은 어둠으 로 바뀐다고 덧붙였다. 다행히 염려했던 치안문제는 크게 대두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이씨에 따르면, 현재 세부 지역에 는 과거 거주 한인과 관광객 포함해 20,000~25,000명의 한인들이 머물렀으 나 코로나 여파로 지금은 1,500~3,000명 정도에 불과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