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군마현 조선인 노동자 추도비 사진 연합뉴스
'조선인 추도비' 철거 위해 폐쇄된 일본 군마의 숲 사진 연합뉴스
일본 정부 각료들이 30일 군마현의 일제강점기 조선인 노동자 추도비 철거 문제에 대해 지방자치단체 결정 사항이라며 중앙 정부로서 입장 표명을 회피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은 이날 오전 정례 기자회견에서 관련 질문에 "(추도비 철거는) 지방자치단체의 결정 사항이며 최고재판소(한국 대법원 해당)에서 판결이 확정된 사안으로 알고 있어서 정부로서는 코멘트하는 것을 삼가겠다"고 밝혔다.
가미카와 요코 외무상도 하야시 관방장관에 이어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지방자치단체의 결정 사항으로 최고재판소에서 판결이 확정된 사안으로 정부는 코멘트를 삼가겠다"며 같은 답변을 되풀이했다.
군마현 당국은 시민단체 등의 강한 반대에도 전날 다카사키시 현립 공원 '군마의 숲'에 있는 조선인 노동자 추도비 철거를 강행했다.
아사히신문은 "어제(29일) 오전 9시 40분께 군마현 도시정비과장이 비석 앞에서 대집행 선언문을 낭독한 뒤 공사가 시작됐다"며 추도비에 부착된 판을 떼어내 시민단체 측에 전달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군마현은 내달 11일까지 철거 작업을 완료할 계획이며 철거에 든 비용 약 3천만엔(약 2억7천만원)도 설치 시민단체에 청구할 방침이다.
군마현 조선인 추도비는 일본 시민단체가 한반도와 일본 간 역사를 이해하고 양측 우호를 증진하기 위해 지난 2004년 설치했다.
비석 앞면에는 "기억 반성 그리고 우호"라는 문구가 한국어·일본어·영어로 적혔고, 뒷면에는 "조선인에게 큰 손해와 고통을 준 역사의 사실을 깊이 반성, 다시는 잘못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결의를 표명"한다는 글이 새겨졌다.
군마현 당국은 2012년 추도비 앞에서 열린 추도제에서 참가자가 '강제연행'을 언급했다는 점을 문제 삼아 설치 허가 갱신을 거부했고, 일본 최고재판소는 지자체 처분이 적법하다는 판결을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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