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초 불거진 필리핀 계절근로자 송출 중단 사태로 각 지역 농가들의 인력 수급난이 부각되고 있다.
일각에선 필리핀 현지에서 송출 재개 분위기가 조성됐다는 추측이 나오지만 재개 시기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법무부는 필리핀 정부와 최근까지 송출 관련 협의를 진행했고, 조만간 결과를 발표하겠다고 밝혔지만 어떤 결과나 해법이 나올지는 미지수다.

필리핀 정부는 1월11일 한국 지자체에 계절근로자 송출을 잠정 중단한다고 통보했다. 한국 지자체가 필리핀 지자체와 업무협약을 통해 올해 유치하기로 한 필리핀 계절근로자를 한국에 보내지 않겠다는 것이다. 최근 국내에서 발생한 계절근로자 인권 침해, 불법 브로커 문제 등이 사태의 발단이 됐다. 필리핀에서는 해외 파견 근로자의 인권침해와 인신매매로 분류되는 불법인력 브로커에 대한 단속 및 처벌이 강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 법무부가 현실적인 대안을 내놓지 못한다면 농가의 인력난은 장기화 될 수 있다.

9일 KBS 보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남에 배정된 계절근로자는 모두 8천 5백여 명이다. 이 가운데 필리핀 국적 계절근로자 천 4백여 명의 입국이 불투명해졌다.

자치단체들은 베트남과 라오스 등 다른 국가의 계절근로자로 인력을 대체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 하지만, 해당 국가의 자치단체와 협약을 맺을 수 있을지, 농번기에 맞춰 인력을 보내줄지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농민들은 애가 타지만 정부 대응은 늦어지고 있다.

법무부는 필리핀 송출 중단 사태도 아직 공식화하지 않고 있다.
김성기 나주시 농업정책과장은 KBS와의 인터뷰에서 "2~3월에 도입하려고 했던 (필리핀 계절근로자) 인력이 83명입니다. 갑작스러운 중단으로 겨울 하우스 농가들, 특히 토마토 농가들이 어려움이 예상되거든요."라고 토로했다.

전남에서 발생한 필리핀 계절근로자 착취 논란에 필리핀 정부가 인력 송출을 잠정 중단하자 전북특별자치도가 농번기 인력난을 미연에 방지하고자 선제 대응에 나섰다.
송출 중단 문제가 발생한 지 한 달 가까이 지났지만 공식적으론 뚜렷한 진척 상황이 없자 결혼이민자 가족 초청 방식의 계절근로자 도입 등을 조기에 검토한 것이다.

전북도민일보는 6일 전북자치도의 자료를 인용해 올해 도내에 들어오기로 한 필리핀 계절근로자는 전체 5,809명 중 694명(11.9%)이라고 전했다.
지역별로 보면 진안이 345명으로 가장 많았고 완주 228명, 무주 40명, 정읍 30명, 장수 18명, 고창 15명, 임실 11명 등이다. 진안과 완주, 무주, 남원의 경우 필리핀 현지에서 직접 선발한 인원이며, 나머지 지자체는 결혼이민자 가족 등이다.

딸기 축제를 앞두고 당장 수확 등의 일손이 급한 완주군은 이미 지난달 입국한 50명의 필리핀 계절근로자들이 작업에 투입된 상황이다.

또한, 이달 중 40명의 필리핀 근로자들이 추가 입국할 예정이었지만 송출 중단 사태로 입국이 3월 이후로 잠시 미뤄진 상태다.

그럼에도 도는 영농철 인력난을 우려하는 농가들의 목소리가 높은 만큼 시군과 함께 법무부 체류과를 통해 송출 중단 결정을 해제하기 위한 선제 대응에 나서고 있다.
특히,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를 대비해 필리핀 외 타국가 결혼이민자 가족 초청을 확대 추진하는 한편, 태국 등 MOU가 체결된 나라에서 인력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도와 각 시군은 현재 인력 송출 업무협약을 맺은 필리핀 지자체를 통한 상황 파악에 전념하고 있다.

현재 필리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 협의 중에 있으며, 어느 정도 송출 재개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철규 도 농업정책과장은 “현재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이번 사태로 농가들의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결혼이민자 가족 초청 방식의 계절근로자 도입 확대를 적극 검토 중”이라며 “도내 농가가 인력 걱정 없이 안정적으로 영농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도내 지자체의 경우 대표단을 현지에 파견해 계절근로자를 모집, 선발, 교육하는 등 전 과정에 직접 참여하고 있다.

마닐라서울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