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3일 대만의 대통령 당선인이자 현 부통령인 라이칭테(제3R)가 강진으로 피해를 입은 대만 동부 화롄지역을 돌아보고 있다. 대만 중앙통신사(CNA)
대만 강진 발생 이후 구조 작업 '골든타임'(발생 후 72시간 이내)이 지났지만, 여전히 적지 않은 사람의 행방이 파악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대만 중앙재난대응센터는 6일 6시 2분(이하 현지시간) 현재 실종자는 외국인 2명을 포함해 10명이며, 다른 636명은 고립돼 구조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고 대만 자유시보가 보도했다.
구조팀은 실종자 가운데 6명이 진앙 인근 유명 관광지 타이루거 국립공원 내 바위 더미 아래에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곳은 가장 최근 사망자 2명이 발견된 장소다.
현재까지 총 사망자는 12명이지만, 대만 소방 당국은 마지막 2명을 아직 공식 집계에 넣지 않아 10명이라고 밝히고 있다.
고립된 이들도 대부분 타이루거 국립공원에 갇혀있다.
타이루거 국립공원에는 대만 100개 봉우리 중 27개가 몰려있고, 가장 높은 봉우리 해발은 3천742m에 달한다. 그만큼 산세가 험해 구조가 쉽지 않다. 대신 풍경이 좋아 여행객들이 몰리는데, 실종자도 트레킹족이 많다.
당국은 고립 추정 지역을 중심으로 수색 작업을 벌인 끝에 이날 타이루거국가공원에서 7명, 산악지역 동굴에서 9명 등 고립된 사람들을 속속 구조했다.
가까스로 구조된 한 여성은 "기다리는 동안 바위 떨어지는 소리가 계속 들려 무서워서 잠도 잘 수 없었다"고 당시의 공포감을 대만 매체에 전했다.
이 공원에는 여전히 수백 명이 고립된 상태인 것으로 추정된다.
중앙통신사에 따르면 당국은 지진으로 산책로 0.5㎞와 1㎞ 지점에서 산비탈이 무너졌다면서 인근에 실종자 6명이 더 있는 것으로 보고 수색팀 50명을 투입해 구조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실종상태인 13명 중에는 호주인(2명), 캐나다인(1명) 등 외국인 3명도 포함됐다.
지난 3일 강진 발생 이후 사흘간 크고 작은 여진이 약 500차례나 잇따른 데다 앞으로도 2∼3일가량 이어질 가능성이 있어 구조 작업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대만 중앙기상서(기상청)에 따르면 여진 가운데 진동을 현저하게 느낄 수 있는 지진만 해도 119회에 달했다.
진앙에서 가까워 가장 피해가 컸던 화롄현에서는 도로와 전기, 수도 등 기반시설 복구 작업이 한창 진행되고 있다.
특히 붕괴 직전까지 기울었던 화롄현 8층 톈왕성 빌딩은 철거작업에 착수했다.
현지에서는 지진 피해와 여진 공포에도 서서히 일상생활을 재개하고 있다.
대만 반도체 업계도 일부 생산 시설 복구에 주력하고 있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는 이날 밤 추가 입장문을 통해 "오늘(5일)자로 웨이퍼 팹(fab·반도체 생산공장)의 설비가 대부분 복구됐다"고 발표했다.
전날까지 TSMC가 밝혔던 생산라인 복구율은 80%였다.
TSMC는 그러면서도 "지진 피해가 컸던 지역의 일부 생산 라인은 자동화 생산을 재개하기 위해 조정·보정하는 데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며 기존 입장은 유지했다,
TSMC는 지진 피해가 경미하다고 판단, 지난 1월에 발표한 연간 실적 전망치를 유지했지만, 업계에서는 지진 피해가 예상보다 커 완전히 복구하기까지는 시간이 다소 걸릴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디지타임스 등 대만 매체는 "이번 지진으로 TSMC가 입은 피해 규모는 약 20억 대만달러(약 840억원) 수준이 될 것"이라고 추산했다.
업계에 따르면 이번 지진으로 TSMC가 사용하는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등의 손상 가능성이 있어 장비 공급사인 네덜란드 ASML이 대만 현지 조직을 중심으로 복구 지원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필리핀 이주노동자부(DMW)는 5일 성명을 통해 대만강진으로 인해 4명의 필리핀 해외근로자가 부상을 입었으나 큰부상은 아니라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