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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닐라서울한글글방

한국어에도 발음기호가 있다

등록일 2011년09월09일 14시30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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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일자: 2011-09-09
 

‘박이다’와 ‘박히다’

‘귀에 못이 박히도록’이라고 글을 쓰거나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박이도록’이라고 써야 한다. ‘인(이) 박이다.’는 ‘되풀이 하여 버릇처럼 몸에 배다.’ 즉 ‘중독이 되다’라는 말이다. 여기서의 ‘박이다’는 ‘버릇이나 태도 따위가 몸에 배다.’ 또는‘들어가 자리를 잡다.’, ‘손바닥이나 발바닥에 군살이 생기다.’라는 뜻이다.

위에서의 ‘못’은 ‘주로 손바닥이나 발바닥에 생기는 단단하게 굳은 살.’을 뜻하니 ‘건축용 못(nail)’은 상상에서 지워야 한다. ‘귀의 못’은 ‘귀의 군살’이며, ‘귀에 못이 박이도록’은 ‘귀에 군살이 생기도록’이라는 의미로 ‘같은 말을 여러 번 반복해서 부탁했다(/타일렀다).’는 말이다. 예전엔 ‘귀에 딱지가 앉도록’이라는 말도 있었다. 비슷한 말로는 ‘쇠귀에 경 읽기’또는 ‘우이독경(牛耳讀經/ 아무리 가르치고 일러주어도 알아듣지 못하거나 효과가 없다는 말.)’이라는 말이 있다.

1) 주말마다 등산하는 버릇이 몸에 박여 이제는 포기할 수 없다.

2) 마디마디 못이 박인 아버지의 손.

3) 귀에 못이 박이도록 그렇게 일렀건만 나아진 게 없다.

4) 그 남편에게 일찍 들어오라는 말은 쇠귀의 경 읽기(우이독경)였다.

 

성경에 보면 집사의 자격을 말씀하는 대목에서 ‘술에 인 박이지 않은 자’라는 부탁이 보인다. 그런데 40년 동안 잘 써온 ‘한글 개역성경’엔 바로 되어 있는데 반해 요즘의 번역본 중에는 ‘술에 인 박히지 아니하고(딤전 3:8)’라고 번역한 것이 보인다. ‘박이다’와 ‘박히다’를 동일시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한편 ‘못(을) 박다’는 ‘남의 마음속에 상처를 입히다.’라는 의미가 있는데 ‘못(을) 박다’와 그것의 피동형인 ‘못 박히다’라는 말은 다음과 같이 쓸 수 있다.

1) 그 매국노는 민족의 가슴에 못을 박았다.

2) 그는 자기 어머니의 가슴에 못이 박히는 줄도 모르고 방탕한 삶을 중단하지 않았다.

 

발음공부

‘쇠귀’는 ‘쇠:귀’로, ‘쇠귀신(성질이 매우 검질긴 사람)’은‘쇠:귀신’으로, 역시 ‘쇠고기’도 ‘쇠:고기’로 발음한다. 즉 ‘소의’라는 뜻의 ‘쇠’는 반드시 부드럽고, 길게 ‘쇠:’라고 발음한다. ‘쇠’를 ‘쇠(鐵/ iron)’처럼 발음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하는 잔소리다.

박이도록(바기도록), 박히도록(바키도록), 손바다(손빠닥), 발바닥(발빠닥), 건축용(건충뇽), 읽기(일끼), 읽다(익따), 효과(효:과/ 효꽈가 아님), 글방(글빵/ 글방이 아님). *‘검질기다’: ‘성질이나 행동이 매우 끈덕지고, 질기다.’

 

*아래는 춘천대 ‘리 의도’ 교수의 글이다.

‘할른지’와 ‘할는지’

"할는지, 할른지, 할넌지, 할런지" 중에서 어느 표기가 옳을까요?

발음상으로는 두 가지가 공존하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할런지]라 하고, 더러는 [할른지]로 발음합니다. 어느 것이 표준 발음인지부터 가려야 하겠는데, 이 둘만을 놓고 아무리 따져 봐야 정답을 얻을 수 없습니다. 다른 것과 비교해 보아야 합니다.

다음 월의 표기나 발음에 대해서는 혼란을 겪는 일이 없을 줄 압니다. 그러니 이 월을 가지고 생각해 보겠습니다.

 

(1) ㉠ 개통식을 오늘 몇 시에 하는지 아느냐?

㉡ 그 일을 무사히 하는지 모르겠구나.

㉢ 밥이나 제대로 먹는지?

 

여기서 고딕글씨 부분은 각각 '하-는지'와 '하-였-는지, 먹-었-는지'로 분석됩니다. 이로써 '-는지'라는 어미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주로 '의문'이나 '의심'의 뜻을 나타내지요.

여기서 다시 ㉡과 ㉢의 '-는지' 앞에는 '확정'의 뜻을 지닌 중간어미 '-였/었-'이 쓰였음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 자리에 같은 범주의 중간어미인 '미확정, 추측'의 중간어미도 쓰일 수 있다는 말이 됩니다. '-을-'이 바로 그 중간어미이니, 이것이 쓰인 보기월은 다음 (2)와 같습니다.

 

(2) ㉠ 개통식은 내년 봄에나 지 모르겠다.

㉡ 그 일을 무사히 치러는지 걱정이다.

㉢ 밥이나 제대로 먹는지?

 

(2)의 고딕글씨 부분은 각각 '하-ㄹ-는지, 치러내-ㄹ-는지, 먹-을-는지' 들이니, 각각 어간 '하-, 치러내-, 먹-'과 어미 '-는지' 사이에 중간어미 '-을-'이 삽입된 형식입니다. 겉모습만 비교하여 말한다면, '하-였-는지, 치러내-었-는지, 먹-었-는지' 들에서 '-였/었-'을 '-을-'로 대체한 모습이지요.

그러니 표기는 '할는지, 처러낼는지, 먹을는지, 될는지, 성공할는지'와 같이 언제나 기본 형태 '-는지'가 드러나게끔 해야 합니다. 그러나 표준 발음은 [른지]이니, 중간어미 [ㄹ]의 영향을 받아 이렇게 될 수밖에 없습니다. [할른지, 치러낼른지, 먹을른지, 될른지, 성공할른지]가 표준 발음이지요. [할런지, 치러낼런지, 먹을런지, 될런지, 성공할런지]는 이들을 잘못 발음한 것입니다.

요컨대 표기에서 '할런지, 할른지, 할는지' 들이 섞갈릴 때에는 '하였는지'를 떠올려 판단하면 도움이 될 것입니다.

 

필자주: “[할른지, 치러낼른지, 먹을른지, 될른지, 성공할른지]가 표준 발음이지요.”라고 ‘리 의도’ 교수가 말한 것은 ‘표준 글’이라는 말이 아니고 ‘표준 발음’이라는 말에 유의하여 섞갈리지 않기를 바란다. 표준 글은 ‘는지’이다.

 

김관형(은광장로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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