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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형 목사의 한손엔 신문]다문화, 다인종, 다종교

등록일 2011년08월05일 14시26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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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일자: 2011-08-05
 

한국은 다종교 사회이면서도 큰 마찰 없이 지나왔다. 이것은 세계에 내놓고 자랑할 수 있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마음 놓을 수 없게 되었다. ‘다문화’ 때문이다. 다문화는 ‘다인종’ 또는 ‘다종교’를 뜻한다. 유럽도 마찬가지이지만 한국도 예외는 아니어서 부족한 노동력을 채우기 위해서 여러 나라의 노동자들을 유입시켰다. 그들에게는 소위 ‘이주노동자’라는 이름이 붙여졌는데 다양한 인종이 섞여 살게 되면서 그들이 가져온 문화와 종교도 섞이게 되었다. 갑자기 보이는 다인종까지는 이해하지만 다종교는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생겨나고 있다. 흡사 여자가 시집오므로 생긴 노동력은 좋아하면서도 그 여자가 친정에서 즐겨먹던 음식 찾는 것을 싫어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만일 기독교인들이 그런 생각을 가진다면 무지의 소치이다. 한국교회는 많은 공을 들여 위험한 지역까지 선교사들을 보내고 있지 않은가.

얼마 전에 교회의 청년들이 사찰에 찾아가 줄줄이 무릎을 꿇고 앉아 있는 모습의 사진이 인터넷에 공개된 것을 보았다. 어느 사찰 주위를 “땅 밟기”하곤 항의에 부딪히자 사과하러 간 것이란다. 땅 밟기는 구약성경에 나온다. 이스라엘이 이집트를 떠나 가나안에 들어가면서 만난 여리고라는 성을 무너뜨리는 방법이었다. 그들은 매일 그 성 주위를 한 바퀴씩 돌았다. 일종의 기도행위였는데 7일째는 일곱 번을 돌았고, 성은 무너졌다. 나는 한국교회의 극단주의에 염려를 금할 수 없다. 사찰에 올라가는 길목의 자연물에 붉은 페인트로 십자가를 그어 놓는 행위를 비롯해서 해외에서의 무리한 행위들을 말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누구든지 ‘문단속’을 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때로는 그 지역에서 장기간 체류하는 자기 종교 사람들을 매우 곤란하게 만드는 처사가 된다.

종교 간에는 평화를 유지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서로 존중해야 한다. 나는 타종교의 사람에게 한국 라면을 선물하려다가 미심쩍어서 성분을 확인해 봤는데 그 라면 성분에 받아야 할 사람의 종교에서 금하는 성분이 들어 있었다. 그래서 전달 직전에 샀던 가게로 돌아가 물건을 바꾼 적이 있다. 극미량의 성분이었고, 시중에 많이 팔리고 있는 상품이니 나에게 큰 책임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그 성분의 이름이라도 들어있는 것을 본 이상 작은 수고를 감수해야 했다. 그것은 타종교에 대한 무례함을 피한 것이다. 필자의 나의 20대 후반일 때 시골의 60-70대 어른들은 담배를 피우다가도 나를 만나면 뒤춤에 감추고 공손히 인사하며 지나가곤 했다. 그 분들은 교회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전도사에 대한 예의를 그렇게 갖춘 것이다. 이것도 일종의 한국적인 타종교에 대한 배려이다. 우리는 좋든, 싫든 다문화, 다종교 사회에서 살 수 밖에 없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노동력이 필요하거나 결혼이 어려운 노총각들을 위해서 다인종을 수용했으면 다문화나 다종교도 수용해야 한다. 성경은 ‘비둘기 같이 순결하라’고 말씀할 뿐아니라 그 전에 ‘뱀 같이 지혜로우라’고 말씀한다. 남을 자극하는 것이나 부딪히는 것은 지혜로운 것이 아니다. 한두 주일 외국에 다녀가면서 무언가 업적을 남기려는 근시안적인 생각은 금물이다. 다만 배우려는 겸손한 자세가 훨씬 유익하고, 장기적이다. 한국교회는 너무 조급하다. 그리고 남이 가진 것을 저급하게 생각하고, 너무 남을 가르치거나 바꾸려는 태도를 취한다. 모름지기 선교의 최고봉은 ‘그들에게 배우라(Learn from them)’, 그리고 ‘그들과 같이 되라(Become like them)’이다. 한국기독교와 세계기독교가 극단주의로 치닫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으로 지난주에 이어서 비슷한 얘기를 했다.

김정훈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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