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에서 생긴 대참사의 범인으로 지목된 사람이 특정종교의 근본주의자라는 뉴스가 있었는데 그것이 사실이라면 종교 마다 ‘사랑’이라는 단어는 다 있지만 그것을 실천하는 종교는 매우 드물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인간을 구원하겠다는 종교 안에 있는 사람들의 삶에서 스스로의 허구를 본다. 얼마 전엔 한 종교의 지도자가 타 종교의 경전을 불태워서 해당 종교의 분노를 자아냈다. 종교마다 각기 다른 교리(doctrine)를 가지고 있다. 그 교리(敎理)들은 타종교의 교리들과 다르기 마련이다. 그래서 충돌하는 경우가 생기지만 영원히 풀리지 않을 그것을 가지고 대립하거나 싸우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피차 타종교의 교리를 인정하지는 않는다 해도 타종교를 경멸하거나 자극하는 일은 삼가야 한다. 연전에 특정종교가 종교활동을 한답시고 타종교 어린이들에게 빵 몇 개를 주곤 자기 종교의 교리를 주입시켜 앵무새처럼 따라 하는 것을 동영상을 찍어 무슨 대단한 일이나 한 것처럼 발표하는 것이 보도되었다. 그런 일은 타종교를 자극해서 그곳에서 수십 년 동안 의료봉사나 사회봉사를 하고 있는 숨은 봉사자들을 죽음으로 몰아가는 결과를 초래한다. 이로 보건대 종교 간에는 경멸이나 자극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
요즘 군대에서 불거진 사건 중에 해당 종교인이 보는 앞에서 경전을 불태우는 행위를 했단다. 아직 철이 없어서 그렇다고 치부하기에는 논리가 서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들은 냉철한 판단력으로 전쟁을 치러야 하는 군인들이기 때문이다. 또한 대학진학률 80%를 자랑하는 나라의 군인들이니 거의 모두가 고등교육을 받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텐데 그런 일을 저지르거나 그 현장을 목격하고도 묵과했기 때문이다. 마침내는 집단과 국가 간의 충돌을 낳아 수많은 사람들을 불행하게 만드는 이런 사회적인 병리현상을 바로 진단하고, 치료할 필요가 있다. 다른 종교를 비판하는 일에 앞장서는 사람을 신앙심이 깊은 사람으로 그리고 평화공존하자는 사람을 믿음 없는 우유부단한 사람으로 몰아가는 편견을 버려야 한다. 전 세계에서 이데올로기(ideology)로 말미암아 얼마나 많은 무고한 사람들이 희생되었는가. 이제 그것이 퇴색되는가 싶더니 다른 이데올로기 즉 종교 간의 대립으로 충돌 위기에 있다.
인간이 인간답게 살기 위한 것이 종교가 아닌가 한다. 인간답게 살기 위해서는 우선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아야 하는데 남을 억울하게 하거나 분노가 일어나게 하는 일을 삼가야 한다. 극단주의는 결국 자기 종교에 피해를 준다는 사실도 알아야 한다. 조용히 살다가 숨을 거둔 김수환 추기경의 죽음이 자기 종교를 부흥하게 했고, 존경의 대상이 되게 했다. 그 분은 타종교를 증오하지도, 비방하지도 않았고, 자신의 종교를 부흥시키려고 무리하게 타종교인을 개종시키지도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