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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형 목사의 한손엔 신문] 덧없는 인생임을 알자

등록일 2011년02월18일 14시09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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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일자: 2011-02-18
 

2년 넘게 돌보는 한인 재소자가 있어서 설날이니 더욱 쓸쓸할 것 같아 만사를 제쳐놓고 찾아갔다. 떡을 한 입 물더니 ‘떡이 더 맛있습니다.’라고 느낌을 말한다. 하고 싶은 말을 다 하도록 기다리며 들어주곤 그곳을 떠나오면서 바로 곁에 있는 여성 수감시설을 보니 그곳에도 많은 사람들이 갇혀 있었다. 인간이란 존재는 어느 시대건, 어느 나라건 남에게 피해를 입히기도 하고 또 피해를 입은 사람은 보상 받으려는 심리가 작용해서 복잡한 관계를 형성한다.

 

엊그제 테니스장에 갔다가 요즘 말로 황당한 일을 당했다. 아내와 동료 선교사님들과 한껏 기분이 고조되어 게임에 열중하고 있는데 옆에서 게임을 하던 젊은 남자가 다가와 너무 시끄럽다며 우리에게 불만을 터뜨린다. 그때는 옆에 있는 농구장의 백여 명의 응원단의 열띤 응원으로 곁에 있는 사람의 말도 잘 들리지 않는 상황이어서 어이없는 투정으로 들렸다. 그래서 ‘한 번 시끄럽게 했다.’고 대답했더니 항상 시끄럽다고 대꾸를 한다. 본시 테니스장은 항상 시끄러운 곳이다. 세계적인 선수들도 샷을 할 때마다 정도 이상의 소리를 지르기도 한다. 그리고 아마추어의 복식게임은 껄껄대며 웃는 소리와 가벼운 농담으로 늘 시끄럽기 마련이다. 만일 테니스장에서 조용히 공만 넘기라고 한다면 테니스를 그만둘 사람이 많을 정도로 테니스는 언제나 시끄러움 속에서 진행되며, 그것이 테니스의 맛이기도 하다. 그래서 누구도 시끄러움에 대해서는 불평하지 못하는 것이 불문율이며, 공동의 양해사항이기도 하다. 그런데 난데없이 다가와 정색을 하곤 불만을 토하는 데는 쉽게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러나 그에게는 보통상식이 아닌 그가 가진 개인적인 욕구를 충족시켜 줄 필요가 있다고 판단되어서 곧 ‘sorry’라고 말하면서 ‘조용히 하겠다.’고 다짐해주었다. 그 다음 날 테니스장을 찾았다가 다시 그 사람을 만나게 되었다. 그 사람이 필자를 보더니 다가와 어제 있었던 일을 이해해달라며 손을 내밀며 ‘sorry’라고 말한다. 주위가 너무 시끄러워 게임에 집중할 수 없었다는 설명을 하면서 말이다.

 

지난 화요일에 필리핀 합참의장과 국방, 내무, 환경부 장관직 등을 두루 거친 ‘앙헬로 레예스’라는 분이 자기 부모 묘역에서 자결하여 종일 국내 방송사의 뉴스를 탔고, CNN 같은 국제적인 뉴스방송사의 뉴스에도 장식되었다. 그의 마지막 한마디는 ‘sorry'였다. 국가에도 기여했고, 아무나 쉽게 가질 수 없는 화려한 경력을 볼 때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는 일인데 인생은 누구나가 그렇게 sorry라고 말할 수밖에 없는 미완의 존재임을 그의 마지막 말(last word)을 통해서 다시 한 번 교훈을 얻는다.

 

요즘엔 어린 자녀들에게도 ‘엄마가 미안해!’라고 말하는 지혜로운 엄마들이 많다. 그것은 아이들을 바로 가르치는 지혜일 뿐 아니라 진정한 용기이기도 하다. 불완전한 인간이기에 미안하다는 말을 할 상황을 만들 수밖에 없다. 따라서 미안하다고 말하는 것이 당연한데 용기가 있어야 그 말을 할 수 있다. 덧없는 것이 인생이다. 불원간에 그 자리, 그 지역 그리고 이 세상을 떠나는 것이 인생이다. 그러므로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또 미안하다고 사과하는 사람의 손을 힘껏 잡아주며 용서하는 것이 덧없는 인생을 사는 자의 지혜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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