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朴槿惠) 대통령의 취임 키워드는 첨단과학 산업을 경제의 원동력으로 하는 ‘희망의 새 시대’다.
박대통령은 25일 취임사를 통해 “국민의 뜻에 부응해 경제부흥과 국민행복 그리고 문화융성을 이뤄낼 것”이라면서 이 같은 새 정부의 청사진을 밝혔다.
박대통령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광장에서 일반 국민 3만5000명을 포함해 각계 인사 7만 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제 18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막중한 시대적 소명을 맡겨준 국민 여러분께 감사 드린다“면 서 ”이제 자랑스런 우리 국민 여러분과 함께 희망의 새 시대, 제 2의 한강의 기적을 만드는 위대한 도전에 나서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 개개인의 행복의 크기가 국력의 크기가 되고 그 국력을 모든 국민이 함께 향유하는 희망의 새 시대를 열겠다”며 “우리 국민 모두가 또 한번 새로운 한강의 기적을 일으키는 기적의 주인공이 될 수 있도록 함께 힘을 합쳐 국민행복과 희망의 새 시대를 만들어 가자”고 주문했다.
이날 취임사에서 박 대통령이 가장 많이 쓴 단어는 모두 57차례나 반복된 '국민'이었다. 이와 함께 '경제'(19회)·'행복'(20회)·'문화'(19회) 등의 단어는 상대적으로 가장 많이 언급된 3대 키워드로 떠올랐다.
특히 그 동안 관심이 집중돼왔던 새 정부의 미래창조과학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해 다시 한번 관심을 끌었다.
박 대통령은 이와 관련 “창조경제의 중심에는 제가 핵심적인 가치를 두고 있는 과학기술과 IT 산업이 있다”면서 “새 정부의 미래창조과학부는 이와 같은 새로운 패러다임에 맞춰 창조경제를 선도적으로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밝혀 IT를 비롯해 생명공학 등의 첨단과학 분야를 새 정부의 역점 사업으로 추진해나갈 것임을 분명히 했다.
한편 이날 박 대통령은 지난 1979년 11월 부친 박정희 전 대통령의 장례 절차를 마치고 떠났던 청와대로 다시 들어갔다. 전직 대통령 딸의 신분에서 정치인으로 변신 과정을 거쳐 마침내 대통령이 돼 다시 들어간 것이다. 이는 33년 3개월만의 일이다.
◆ 경제부흥 = 박 대통령은 “국가발전과 국민행복이 선 순환하는 새로운 미래를 만들기 위해 우리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면서 “경제부흥을 이루기 위해 창조경제와 경제민주화를 추진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는 새 정부가 과학기술과 산업 그리고 문화와 산업이 융합된 패러다임의 창조경제에 집중하면서 경제민주화에도 동시에 나서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박근혜 정부 인수위원회는 대선 후 경제 민주화에 대해 상대적으로 입장을 표명하지 않아 당초의 추진의지가 퇴색된 게 아니냐는 지적을 받아왔었다.
그러나 취임사에서 “창조경제가 꽃을 피우려면 경제민주화가 이뤄져야만 한다”면서 “공정한 시장질서가 확립돼야 국민 모두가 희망을 갖고 땀 흘려 일할 수 있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면서 소상공인과 중소기업들을 좌절하게 하는 각종 불공정 행위를 근절하고 잘못된 관행을 고쳐 어느 분야에 종사하든 간에 최대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창조경제와 관련해서는 “우리의 과학 기술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릴 것이며 이러한 과학기술들을 전 분야에 적용해 구현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지구촌 곳곳에서 활약하고 있는 수많은 우리 인재들이 국가를 위해 헌신할 수 있도록 기회를 부여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박근혜 정부에서 첫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로 김종훈 전 벨 연구소 사장을 발탁한 것과 같은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 국민행복 = 국민행복을 열어가는 복지정책으로서 노후가 불안하지 않고 아이를 낳아 기르는 것이 진정한 축복이 되는 시대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어떤 국민도 기초적인 삶을 영위할 수 없을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있어서는 안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개인의 꿈을 이루고 희망의 새 시대를 여는 일로서 교육을 꼽았다. 학벌과 스펙으로 좌우되는 사회에서 탈피해 능력 위주의 사회로 만들어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누구나 안심하고 살아갈 수 있는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 데 정부의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면서 사회적 약자에게 법이 정의로운 방패가 되어 주는 법치 사회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 문화 융성 = 문화와 첨단기술이 융합된 콘텐츠 산업 육성을 통해 창조경제를 견인하고 새 일자리를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사회 곳곳에 문화의 가치가 스며들게 하여 국민 모두가 문화가 있는 양질의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이른바 문화 융성의 시대를 열겠다는 것이다.
◆ 대북 문제 = 국민의 행복은 국민이 편안하고 안전할 때 꽃 피울 수 있는 것이라면서 최근 북한의 핵실험을 국민의 행복에 반하는 도발로 규정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생명과 대한민국의 안전을 위협하는 그 어떤 행위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이와 관련 “북한 핵실험은 민족의 생존과 미래에 대한 도전이며 그 최대 피해자는 바로 북한이 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인식해야 할 것”이라고도 말했다.
그러면서도 “현재 우리가 처한 안보 상황이 너무도 엄중하지만 여기에만 머물 수는 없다”고 말했다. 확실한 억지력을 바탕으로 하되 강경 원칙주의에서 탈피해 남북 간의 신뢰를 쌓는 데에도 적극 나설 뜻임을 분명히 했다.
<세계한인언론인연합회 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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