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수아미노산을 골고루 갖춘 고단백 식품인 장어는 한국인의 대표여름보양식 중 하나다. 장어의 콜레스테롤은 다른 어류에 비해 높지만 체내에 축적되지 않는 특징이 있다. 불포화 지방산이 풍부해 동맥경화와 뇌졸증예방에 도움이 되고 장어표면의 미끌미끌한 단백질은 약해진 위장점막을 보호하고 소화흡수를 돕는다. 또한 각종 철분, 칼슘, 미네랄이 풍부하고 각종 비타민B군이 많아 소화작요을 돕는다. 장어는 비단 남성들의 스테미너식으로만 알려져 있지 않다. 여성의 피부미용과 노화방지에도 도움이 되는데 이는 장어에 풍부한 비타민A때문이다. 비타민A는 성장, 생식, 저항력, 시력, 노화방지 등에 영향을 미치는데 장어 80g에는 동일 무게의 소고기의 200배에 달하는 비타민A를 함유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장어는 생강과 궁합이 잘 맞으며 생강은 장어의 비린내를 없애주고 소화를 도와준다.
장어는 일본인들에게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데 일본고서인 만엽집(萬葉集)에 그 효능에 대해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동의보감, 본초강목, 조벽공잡록 등에는 폐결핵, 요통, 신경통, 폐렴, 관절염, 피부염, 피부미용, 원기회복, 정력증강에 좋다는 기록이 많이 등장한다. 장어가 스테미너의 상징으로 알려진 것은 장어의 일생과 무관하지 않다. 민물에서 성장해 산란기가 되면 아무것도 먹지 않고 계곡에서 깊은 바다까지 단숨에 헤엄쳐 가기 때문에 이라고 한다.
하지만 아무리 몸에 좋은 장어라 할지라도 조리법과 기술에 따라 천차만별의 맛이 나기 마련이다.
파사이에 위치한 놀부집은 필리핀에서 장어요리로는 첫손가락에 꼽히는 레스토랑이다. 이미 14년을 한자리에서 장어요리를 대표메뉴로 손님들의 입을 즐겁게 하고 있다.
차이나타운을 제외하고 필리핀에서 장어를 가장 많이 소비하는 레스토랑이라고 한다. 한국 손님 뿐 만 아니라 일본인, 중국인 손님들도 찾아와 장어를 찾는다고 한다. 놀부집의 장어는 소금구이, 양념구이, 간장구이 그리고 장어정식 등의 메뉴가 있다. 놀부집은 자연산 민물장어만을 사용하며 입구에 있는 수족관에 수십마리 장어가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주문이 들어오면 즉석에서 낙점된 장어가 주방으로 모셔진다. 송영택대표가 밝히는 맛있는 장어를 먹는 비법은 얼음물이다. 손질한 장어를 얼음물에 30분 정도 넣어두면 장어의 육질이 꽃을 피듯 피어올라 육질이 포근포근한 맛을 더하고 쫄깃한 맛이 더해진다고 한다. 해서 보다 맛좋은 장어요리를 맛보려면 1시간전 예약이 필수라고 송대표는 귀뜸한다. 장어정식을 주문하면 자동으로 돌솥영양밥이 함께 나오는데 일인용 돌솥에서 조리된 밥을 덜고 솥에 물을 부어 누룽지를 먹는다. 취향에 따라 주문한 장어구이와 돌솥영양밥까지 먹고 나면 요즘 같은 무더위에 지쳐있던 몸이 나도 모르게 반듯이 펴짐을 느낄 수 있다. 혹시 다른 메뉴를 주문하더라도 주문시 요청하면 메뉴에 상관없이 돌솥영양밥을 목을 수 있다. 놀부집은 오랜 역사만큼이나 다양한 메뉴를 갖추고 있는데 장어는 물론이고 갈비와 어린 돼지삼겹살과 직접 뽑은 육수와 어우러진 물냉면은 송대표의 추전메뉴다. 송대표가 처음부터 놀부집을 운영했던 것은 아니다. 1998년 필리핀으로 이주해 남들 이상의 우여곡절을 겪으며 많은 큰 좌절도 있었지만 사랑하는 부인과 지인들의 도움으로 다시 일어나 놀부집 총괄지배인으로 일해오다가 지난해 놀부집을 인수해 직접 운영해 오고 있다. 그는 매일 새벽 시장엘 간다. 그리고 매일 같은 자리에서 특유의 웃는 얼굴로 손님을 맞이 한다. 놀부집은 최신시설에 화려함을 갖추고 있지 않다. 하지만 송대표처럼 편안하고 깊은 맛을 품고 있다. 처음엔 낮설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맛갈스러운 그와의 대화처럼.
놀부집: 394-7566, 833-6157, 0906-475-5219
최현준기자(momo@manila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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