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25일 태풍으로 연기되었던 2011년 한인체육대회가 지난 7월23일(토요일) 성황리에 개최되었다. 이미 한번 연기된 탓에 하늘을 쳐다보며 노심초사하던 함종기 재 필리핀 체육회장(이하 함종기회장) 이하 체육회 관계자들의 뜻이 하늘에 다았는지 오전 중에 맑은 날씨로 대회를 시작 할 수 있었다. 하루 종일 맑은 날씨만은 아니었다. 비가 오락가락해 경기가 잠시 중단되기도 했지만 이미 달아오른 대회열기 탓에 아무도 자리를 뜨지 않았다.
약 1500명의 한인들이 참석한 가운데 펼쳐진 이번 대회의 주제는 ‘운동회’ 였다.
함종기회장의 아이디어로 기존에 어른들이 주가 되는 체육대회가 아닌 어린이들이 많이 참가 할 수 잇는 운동회를 만들자는 취지로 성인들의 경기는 사전경기로 일찌감치 본 대회 이전에 치러지고 대회 당일에는 시상식만 치러지는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체육대회 당일에는 축구, 발 야구(15세 이하, 성인여자), 씨름(단체전), 남녀혼성줄다리기, 어린이줄다리기, 100m공굴리기, 2인3각 경기, 보물찾기(만4세~6학년), 오자미 던지기, 어린이50m달리기 그리고 장기자랑 등이 치러졌고 필리핀 전통 무용단 “젊은 용사들”이 필리핀 전통 춤 공연을 선보였다.
특히 어린이들을 위해 준비된 발야구, 어린이 줄다리기, 공굴리기, 보물찾기 그리고 50m어린이 달리기 등은 많은 어린 선수들의 참여로 성인경기 못지 않은 열띤 경기가 펼쳐졌다. 주최측인 체육회는 많은 선물을 준비해 참가한 어린 선수들 전원에게 선물이 돌아가도록 해 어린 전사들을 실망시키지 않았다. 선물을 가득 안고 부모님께 자랑하는 어린이들의 웃음소리에 따라 웃게 만드는 하루였다.
대회의 하일라이트였던 장기자랑에는 20개 팀이 참가해 각축을 벌였는데 평소 갈고 닦은 실력에 철저한 준비를 해와 심사위원들의 진땀을 뺐다. 이중 대상은 의상과 악기까지 완벽하게 준비해 ‘각설이 타령’으로 한마당을 펼친 바기오팀이 차지했다.
또한 만4세부터 초등학교 6학년까지 참가한 ‘보물찾기’ 시간에는 비가 내리는 것도 아랑곳 않고 많은 어린이들이 참가해 주최측이 감추어 놓은 보물을 모두 찾아냈다.
미처 보물을 찾지 못한 어린이들은 주최측이 준비한 ‘00파이’를 한 상자씩 받아가 ‘정’을 나누었다. 성인들 경기도 뜨거운 승부들이 펼쳐졌는데, 줄다리기와 씨름 등 우리나라 전통경기들은 승부는 뜨겁게 응원은 열띠게 마무리는 서로에 대한 격려로 마무리 되는 훈훈한 모습을 연출했다.
이날 뜨거운 햇볕과 비가 오락가락하는 날씨 탓에 부상자와 탈진환자가 다소 발생했으나 의료지원을 나온 우리병원 의료팀의 응급처치 덕분에 무사히 대회를 치를 수 있었다.
경기장 안팎에는 다양한 부스가 마련되어 다양한 먹거리판매와 행사가 진행되었는데, 사진동호회인 ‘필엔필’에서는 ‘가족사진촬영’행사를 통해 기념촬영과 즉석 인화로 즐거운 추억을 담아 갈수 있게 해주었다. 이날 음식판매로 모아진 수익금은 자선기금으로 쓰인다고 한다.
3,000m 단축 마라톤을 마지막 경기로 마무리된 체육대회는 가장 많은 인원으로 참석한 남부한인회가 우승을 차지하며 작년에 준우승의 아쉬움을 씻어냈으며, 2등은 지회장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운영위를 구성해 200여명이 참가한 북부마닐라가 차지했으며, 3위는 적은 참가 인원에도 불구하고 선전했던 남부루손팀에 돌아갔다.
체육회는 전년도 2위였던 동부마닐라(올티가스, 안티폴로, 카인타)에서 많이 참석하지 못하고 연기된 일정 때문에 참석하지 못한 보라카이한인회 등이 불참해 아쉽다는 뜻을 표했다. 더불어 2012년 체육대회에는 더욱 많은 한인들이 고루 참석 할 수 있도록 힘쓸 것을 다짐했다.
이날 대회장에는 대사관관계자들과 한인 총연합회와 각 단체장들은 물론 한인 원로들까지 개회식부터 폐회식까지 함께해 가장 큰 필리핀 한인 행사임을 입증했다. 하지만 체육회 관계자는 몇몇 단체가 참석하지 못했다며 못내 아쉬움을 표했다.
함종기회장은 폐회사를 통해 “2012년에는 우기가 아닌 3월에 한인체육대회를 개최해 비로 인해 참석 못하는 교민들의 불편이 없도록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또한 “가족이 함께 하고 어린이들이 참가 할 수 있는 종목을 늘려 모두가 한껏 뛰놀 수 있는 장을 만들겠으며, 앞으로 필리핀한인들을 위해 더욱 봉사하는 체육회가 되도록 노력하겠다”는 약속을 남겼다.
최현준기자(momo@manila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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