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에서 14년간 수감되었던 메리 제인 벨로소 사진 GMA
필리핀 해외 가사노동자로서 인도네시아에서 14년간 수감되었던 메리 제인 벨로소가 마침내 고국으로 돌아온다.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은 11월 20일 이 같은 사실을 발표하며, 벨로소의 귀환이 필리핀-인도네시아 양국 간 깊은 협력의 결과라고 밝혔다.
벨로소는 2010년 마약 밀수 혐의로 인도네시아에서 체포되어 사형 선고를 받았다. 당시 대통령이었던 베니그노 "노이노이" 아키노 3세는 2015년 벨로소의 사형 집행 직전, 그녀의 불법 취업 알선책이 필리핀 당국에 자수한 것을 이유로 인도네시아 정부에 간청하여 극적으로 집행을 연기시켰다.
벨로소의 사형은 2015년 4월 29일 새벽으로 예정되어 있었고, 집행 연기가 너무 늦게 결정되어 일부 언론에서는 벨로소가 사망했다고 오보를 낼 정도로 긴박한 상황이었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전 대통령 시절에는 벨로소 문제를 둘러싸고 외교적 혼선이 있었다. 인도네시아는 두테르테가 사형 집행을 승인했다고 주장했지만, 두테르테는 이를 부인하며 인도네시아 정부에 관용을 요청했다. 그러나 그는 인도네시아 정부의 결정을 존중하겠다고도 언급했다.
마르코스 대통령은 벨로소의 송환을 위해 임기 초부터 인도네시아와의 협상을 이어갔다. 올해 1월, 당시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벨로소 사건을 재검토하겠다는 약속을 이끌어냈다. 이후 위도도 대통령의 퇴임과 프라보워 수비안토 신임 대통령의 취임이 벨로소 귀환의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
마르코스 대통령은 “인도네시아 정부와 프라보워 대통령의 선의에 깊은 감사를 표한다”며 “이번 결과는 양국이 정의와 연민을 공유하며 맺은 깊은 파트너십의 상징”이라고 평가했다. 마르코스 대통령은 벨로소를 “가난의 굴레에 갇혀 절망적인 선택을 했던 어머니”라고 표현하며 그녀의 사연이 많은 이들의 마음을 울린다고 말했다.
메리 제인 벨로소의 사형 집행이 연기되고 송환이 확정되기까지는 14년 동안 3개의 정부에 걸친 끈질긴 외교적 노력이 있었다. 마르코스 대통령은 “우리는 수년간의 외교와 협의를 통해 그녀의 생명을 지키고, 결국 고국으로 돌아올 수 있는 합의를 이끌어냈다”고 밝혔다.
필리핀 정부는 벨로소를 비롯한 유사 사례들에 대해 본국 송환을 허용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벨로소 귀환은 이러한 변화의 대표적인 사례로, 앞으로도 양국 간 협력 관계가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마닐라서울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