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3일 6시 10분 현재 PAGASA 기상 사진. 좌측 상단부터 태풍 인싱(마르스), 태풍 도라지(니카), 태풍 우사기(오펠) PAGASA 홈페이지
필리핀 북부 루손의 여섯 지역에 태풍 경보 1호가 발령된 가운데 열대성 저기압 ‘오펠’(국제명: Usagi)이 태풍으로 발달했다.
필리핀 기상청(PAGASA)은 오전 5시 예보에서 오펠이 카탄두아네스 비락 동북동쪽 475km 지점 또는 카마리네스 노르테 다엣 동쪽 595km 지점에서 발견되었다고 밝혔다. 태풍 오펠은 중심 최대 풍속 120km/h, 돌풍 시 최대 150km/h의 강풍을 동반하고 있으며, 서쪽으로 시속 25km의 속도로 이동 중이다. 태풍 강풍은 중심으로부터 300km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PAGASA는 카가얀, 바부얀섬, 이사벨라 북부 및 중부 지역, 아파야오, 칼링가 동부 지역, 마운틴 프라빈스 동부, 이푸가오 동부 등에 태풍경보 1호를 발령하며 이 지역에서 36시간 내에 풍속 39~61km/h의 바람 또는 간헐적인 비가 예상되며, 강풍으로 인한 최소한의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보했다.
PAGASA는 최대 태풍 경보 4호까지 발령될 가능성이 있다며 호우를 동반해 일부 지역에서 홍수와 산사태를 유발할 수 있다고 예보했다.
PAGASA는 바타네스, 일로코스 노르테, 일로코스 수르, 카가얀, 이사벨라, 북부 오로라 등의 해안 지역에서는 3미터 높이의 폭풍 해일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PAGASA는 소형 선박 및 모터 방카에 대해 해상 이동이 위험하므로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카탄두아네스 북부 및 동부 해안에서는 최대 3.5미터의 높은 파도가 예상된다. 또한 카가얀, 이사벨라, 아우로라, 케손, 알바이, 소르소곤, 카마리네스 노르테, 카마리네스 수르, 노던 사마르 동부 해안에서는 최대 2.5미터의 중간 높이 파도가 예상된다.
최근 필리핀에는 한달도 안 되는 동안 5개의 태풍이 지나갔다. 태풍의 규모와 위력은 이전보다 더 커져 피해 규모는 갈수록 커지고 있으며 복구작업이 시작하기도 전에 새로운 태풍이 다가오고 있다. 현재 필리핀과 서태평양에서 활동 중인 태풍만 인싱(마르스), 도라지(니카), 우사기(오펠), 만이 등 4개에 이른다.
일본 기상청은 태풍 4개가 서태평양 해상에 동시에 발생한 것은 7년만에 처음이며 11월에 이런 현상이 발생한 건 1951년 통계 작성 이후 최초라고 밝혔다.
PAGASA는 태풍 '오펠'이 목요일 루손섬 북동부 카가얀주에 상륙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의 필리핀 주재 조정관 구스타보 곤살레스는 지역사회가 태풍의 충격에서 회복하려고 하자마자 다음 태풍이 다시 강타하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대응 역량이 소진되고 예산이 고갈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필리핀에서는 통상 연간 20개가량의 태풍이 지나가곤 하지만, 이번처럼 짧은 기간에 여러 차례의 태풍 피해를 입는 것은 기후 변화의 영향으로 보인다.
최근 세계기상기구(WMO)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9월 지구 평균 표면 온도는 산업화 이전 시기인 1850∼1900년 평균을 섭씨 1.54도 웃돌아 역사상 가장 더운 해로 분석됐다.
그 결과 올해 해수면 온도가 이례적으로 높게 치솟으면서 태풍이 더 많이 생겨나고 위력도 강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미 로언대학 조교수 안드라 가너 박사는 "우리는 이 행성을 데우고 있으며, 해수면 온도 역시 높이고 있다"면서 "따뜻하게 데워진 바닷물은 허리케인의 핵심 에너지 공급원"이라고 지적했다.
마닐라서울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