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해양경비대(PCG)는 2028년까지 총 49척의 새로운 선박을 도입할 예정이며, 이 중 40척은 프랑스의 약 258억 페소(한화 약 6,150억 원) 규모의 차관으로, 나머지 5척은 일본의 지원을 통해 도입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이 조치는 남중국해에서의 중국과의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해양 순찰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다.
PCG의 로니 길 가반 사령관은 7일(목) 열린 안보 포럼에서 이 같은 계획을 밝히며, 나머지 4척의 선박들은 필리핀에서 자체적으로 건조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도입 계획은 필리핀 해양경비대 역사상 최대 규모의 현대화 사업으로, 이는 국가경제개발청(NEDA) 이사회에서 승인되었다.
가반 사령관은 이번 선박 도입이 필리핀 각 지역에 빠르게 순찰선을 배치하여 필리핀의 배타적 경제 수역(EEZ)의 경계까지 신속히 도달할 수 있게 해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양경비대는 또한 현재 30,000명 규모의 인력을 추가로 확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가반 사령관은 “이번 계획은 필리핀 해양경비대의 역량을 획기적으로 향상시켜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젊은 함대를 보유하게 될 것”이라며, “5년 내에 필리핀 해양경비대는 가장 존경받는, 가장 강력한 경비대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NEDA 이사회는 성명을 통해, 프랑스 정부의 공적개발원조(ODA)로 지원될 이번 도입 계획에 포함된 40척의 고속 순찰선 중 20척은 필리핀 내에서 건조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이 순찰선들은 수색 및 구조, 환경 보호, 해양법 집행, 재난 대응 등에서 필리핀의 대응 능력을 크게 향상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이 새로운 선박들은 필리핀 해역에서의 밀수 및 불법 활동을 억제하고, 주요 해양 지역에서 해양 주권을 수호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반 사령관은 또한 일본에서 길이 97미터(배수량 1,000톤급)의 대형 선박 5척을 추가로 구매할 계획이라고 밝혔으며, 이번 선박 도입을 통해 필리핀은 8척의 대형 선박을 보유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선박 인도는 2027년부터 2028년까지 시작될 예정이다.
필리핀 해안경비대는 일본 해안 경비대 쿠니가미급 순찰선을 기반으로 한 Teresa Magbanua급 2척(97미터)을 주력함으로 운용 중이며 Gabriela Silang급 1척(84미터), San Juan급(56미터) 4척, Parola급 10척(45미터), Ilocos Norte급(36미터) 4척 등의 경비함과 4척의 Boracay급(24미터) 경비정, 2대의 H145 헬기 등을 운용하고 있다.
한편, 미국에 본부를 둔 국가안보혁신센터(Gordian Knot Center)의 레이몬드 파월 연구원은 국제 사회의 지원을 이끌어낸 필리핀 해양경비대의 투명성 캠페인 성공을 강조했다. 그는 “프랑스와 일본 같은 국제 파트너들이 필리핀을 돕기로 결정한 것은 필리핀 정부가 중국 해양경비대의 공격적 행동을 국제 사회에 공개적으로 보여준 것이 큰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해양경비대의 투명성 캠페인은 작년 중국 해양경비대가 군사용 레이저를 사용하여 필리핀 선박을 위협한 사건 이후 시작되었으며, 이를 통해 필리핀은 중국의 공격성을 폭로하고 국제적 지지를 얻고자 했다. 중국은 남중국해 전체를 자국의 영해로 주장하고 있으며, 이에는 필리핀의 배타적 경제 수역도 포함된다.
파월 연구원은 민주주의 국가가 외부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자국의 자원을 투입하는 결정은 국민의 지지를 필요로 하며, 필리핀 국민이 자국 해역에서 발생하는 부당한 행동에 대해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기에 그 지지가 더 강해졌다고 평가했다.
2022년 취임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은 미국 및 인도-태평양 국가들과의 방위 협력을 강화해왔으며, 남중국해 내 필리핀 해역으로의 외부 침입이 빈번해지자 국민 외교 및 공공 인식 제고에 집중하고 있다. 마르코스 대통령은 남중국해에서의 “공격적 행동”을 규탄하며, “필리핀 국민이 우리 대의의 대사가 될 수 있도록” 독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마닐라서울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