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코스 대통령은 11월 4일 바탕가스 탈리사이의 산사태 현장을 방문해 희생자들을 애도했다. 사진 필스타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은 11월 4일 바탕가스 탈리사이의 산사태 현장을 방문해 피해자들을 위한 추모 미사에서 희생자들을 애도하며, 태풍 '크리스틴'에 대한 정부 대응이 충분치 않았음을 인정했다.
마르코스 대통령은 바탕가스 로렐 지역에서 태풍 피해 주민들에게 지원금을 나누어준 후 기자들에게 “단 한 명의 목숨을 잃는 것만으로도 참혹한 비극”이라며, 정부의 재난 대응을 개선할 것을 지시했다. 그는 "사실대로 말하자면, 아무리 해도 충분치 않다"고 하며, 정부가 최대한 대응하려 노력하고 있으나 모든 생명을 지키는 것이 항상 가능한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국가재난위험감소관리위원회(NDRRMC)의 집계에 따르면 6일 현재까지 태풍 '크리스틴'과 '레온'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154명, 실종자는 21명, 부상자 134명에 이르렀으며, 약 222만 가구, 약 887만 명이 피해를 입었다.
마르코스 대통령은 이 같은 재난 상황에 대한 대응을 강화하고, 특히 홍수와 산사태에 대비한 재난 경고 시스템 개선을 지시했다. 또한, 댐의 수문을 사전에 조절하여 태풍 전후에 발생할 수 있는 대규모 홍수를 방지하기 위한 절차를 마련할 것을 요청했다.
국가적 연대의 날로 선포
마르코스 대통령은 11월 4일을 '국가적 연대의 날'로 선포하며 국민들에게 피해 복구와 재건을 위한 연대를 요청했다. 그는 피해가 큰 지역에 대한 재건 계획을 직접 확인할 것이라며, 필리핀 각 지역의 지방 정부가 재난 복구 예산을 원활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제도적 개선을 추진할 것을 약속했다.
프랑스 대사관도 "태풍 크리스틴으로 인한 희생자들에게 깊은 애도와 연대를 표하며, 사랑하는 이를 잃은 모든 이들과 이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고 밝혔다.
마르코스 대통령은 이날 바탕가스 탈리사이 삼팔록의 산사태 현장을 찾아 희생자들을 위한 추모 미사에 참석했다. 미사에는 약 100명의 주민과 희생자 가족들이 함께 하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바탕가스는 태풍으로 인해 가장 많은 인명 피해가 발생한 지역으로, 총 61명이 사망했으며 그 중 20명 이상이 탈리사이에서 발생했다. 현재 바탕가스 전역은 재난 상태가 선포된 상태다.
마틴 로물라데즈 하원의장도 "오늘은 애도와 연대의 날"이라며, 희생자와 그 가족들에 대한 깊은 위로의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모든 필리핀 국민이 재난 앞에서 하나가 되어 고통을 함께 나누고,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로물라데즈 의장은 구조대원과 자원봉사자들의 용기와 헌신에 감사의 뜻을 표하며, “어려운 상황에서도 빛을 발하는 진정한 필리핀의 바야니한 정신이 모든 이들에게 위로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태풍 크리스틴과 레온으로 큰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22호 태풍 마르스(국제명 인싱)이 루손 북부로 다가오고 있어 추가적인 피해가 예상되고 있다. 마르스는 올해 필리핀에 영향을 주는 13번째 태풍으로 6일 오전 4시 기준 카가얀 투게가라오시 동쪽 345km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으며 평균 풍속 130km/h, 최대 풍속 160km/h의 위력으로 발달했다. 마르스는 북서쪽으로 시속 25km의 속도로 이동하고 있다.
마닐라서울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