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으로 중국과 필리핀 간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양측 선박이 또 충돌했다.
필리핀 수산자원국(BFAR)은 지난 11일 중국 해상민병대 선박이 남중국해 티투섬 인근에서 정기 순찰 활동 중인 수산 자원국 소속 BRP 다투 카바일로와 BRP 다투 샌데이 2척에 위협적인 기동을 펼치며 경로를 차단하려 시도 하였고 BRP 다투 카바일로의 우현을 고의로 들이받았다고 14일 성명을 통해 밝혔다.
수산자원국은 이 충돌로 BRP 다투 카바일로의 우현 뱃머리 쪽이 파손됐으나, 해상 순찰을 마치고 파그아사 대피소에 안전하게 귀환했다고 전했다.
수산자원국 직원들이 촬영한 동영상에는 중국 선박이 다투 카바일로의 우현 쪽에 다가와 충돌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이번 충돌은 지난 8일 남중국해에서 중국 선박이 필리핀측 선박을 향해 물대포를 발사한 이후 사흘 만이다.
수산자원국은 지난 8일 스카버러 암초 근처에서 중국 해경선들이 수산자원국 소속 선박 2척을 향해 물대포를 쐈다고 밝힌 바 있다.
중국은 남중국해에 U자 형태로 9개 선(구단선)을 긋고 선 안쪽 90%가 자국 영해라고 주장하면서 주변국과 마찰을 빚어왔다.
특히 필리핀 선박에 중국 해경선이 물대포를 발사하는 등 물리적 충돌까지 벌어지며 양국은 첨예하게 대립해왔다.
한편,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은 최근 라오스에서 열린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에서 자국이 중국으로부터 "계속해서 괴롭힘과 위협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가 간 충돌을 방지하는 남중국해 행동 강령을 마련하기 위한 아세안과 중국 간 협의를 서두를 것을 촉구했다.
아세안과 중국은 2026년까지 남중국해 행동 강령을 완성하기로 하고 강령 초안 작성을 위한 협의를 진행해왔지만 구속력 여부 등을 둘러싼 이견으로 타결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아세안 정상들은 회의 폐막 후 발표된 의장 성명에서도 남중국해 행동 강령을 조속히 합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마닐라서울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