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국가재난위기관리위원회(NDRRMC)는 2일 18호 태풍 줄리안(국제명 끄라톤)이 필리핀 북부 루손 지역에 집중호우와 대규모 홍수, 산사태를 발생시켜 7만 7천 명 이상의 주민들이 피해를 입었다고 보고했다.
NDRRMC에 따르면 현재까지 사망자는 없지만, 카가얀 지방재난위기관리사무소(PDRRMO)는 25세 남성 벤지 카스트렌세가 오토바이를 타고 귀가하던 중 쓰러진 전선에 감전되어 사망했다고 전했다.
NDRRMC는 22,645가구, 총 77,249명의 사람들이 줄리안으로 인해 피해를 입었으며, 254가구, 762명의 주민이 대피해 38개의 대피소에 수용되었다고 밝혔다.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지역은 일로코스 지역으로, 13,105가구(44,521명)가 154개 바랑가이에서 피해를 입었고, 코르디예라 행정구역(CAR)에서는 9,185가구(31,679명)가 63개 바랑가이에서 피해를 입었다. 또한 카가얀 밸리 지역에서는 355가구(1,049명)가 35개 바랑가이에서 피해를 입은 것으로 보고되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일로코스와 CAR 지역에서 최소 38채의 주택이 피해를 입었으며, 농업과 인프라에 대한 피해 규모는 아직 산정되지 않았다.
줄리안, 필리핀 영역 재진입
슈퍼 태풍 줄리안은 잠시 필리핀 영역(PAR)을 벗어났다가 수요일 다시 진입할 예정이며, 계속해서 루손 북부 지역에 비를 내릴 전망이다.
필리핀 기상청(PAGASA)은 바타네스와 바부얀 제도에 여전히 강한 비가 예보되었으며, 일로코스 노르테와 일로코스 수르에는 50-100mm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발표했다.
줄리안은 바타네스 이트바얏 서쪽 245km 지점에서 북서쪽으로 천천히 이동 중이며, 중심 부근 최대 풍속 195km/h, 돌풍 240km/h를 동반하고 있다.
현재 일로코스 노르테, 일로코스 수르, 라 유니온, 팡가시난 북부 및 서부, 아파야오, 아브라, 칼링가, 마운틴 프로빈스, 이푸가오, 벵게트, 바타네스, 카가얀(바부얀 제도 포함), 이사벨라 북부 및 서부, 누에바 비스카야 북서부에 태풍 경보 1호가 발효 중이다.
줄리안은 대만 남서쪽 해역으로 방향을 틀어 수요일 오후 대만 남서부 해안에 상륙할 것으로 보이며, 대만의 험준한 지형을 가로질러 이동할 예정이다. 이후 목요일 저녁이나 금요일에 다시 필리핀 영역을 벗어날 것으로 예상되며, 대만 상륙 전 태풍이 약화되어 강한 열대성 폭풍으로 격하될 가능성이 있다.
카가얀, 재난지역 선포 검토
카가얀 PDRRMO는 줄리안으로 인한 피해 평가를 신속하게 진행 중이며, 재난지역 선포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PDRRMO의 루엘리 랩싱 소장은 특히 인프라, 농작물, 재산에 큰 피해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산사태는 바가오, 산타 프락세데스, 랄로, 가타란, 클라베리아에서 보고되었고, 홍수는 산타 테레시타, 알라카판, 산타 아나, 아파리에서 발생했다.
공항 및 학교 피해
바타네스의 바스코 공항은 필리핀 민간항공청(CAAP)에 따르면 줄리안으로 인해 전선과 통신 케이블이 끊기고, 터미널 건물의 폴리에틸렌 지붕이 크게 손상되는 등 피해를 입었다.
또한 루손 북부의 여러 지방 정부 기관은 줄리안으로 인해 화요일에 사립학교와 공립학교의 수업을 중단했다. 화요일에도 카가얀과 라 유니온의 모든 등급의 수업은 중단된 반면, 정부 기관에서의 업무는 이미 재개되었다.
기부 요청 및 지원 활동
바타네스 주교 다닐로 울렙은 태풍 피해 주민들을 위한 기부를 요청했다. 주교는 "줄리안이 바타네스 주민들에게 큰 상처를 남겼다"며 피해 상황에 대한 보고가 접수되면 기부금 사용 계획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필리핀 적십자(PRC)는 태풍 피해 지역에 대응 및 구호 팀을 파견했으며, 특히 카가얀과 일로코스 노르테 지역에서 비상 물품 준비 및 피해 지원 활동을 진행 중이다. 마닐라서울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