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슈 포팅거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이 "중국이 필리핀과 충돌하는 것은 대만 공격을 위한 총연습(dress rehearsal)이며, (이 때문에) 미국은 필리핀을 도와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3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집권 후반기에 재직한 인물로, 당시 아시아 최고 전문가로 통했던 포팅거 전 NSC 부보좌관은 전날 미국의 보수 성향 싱크탱크인 헤리티지 재단 연설을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중국이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지로 필리핀이 점유 중인 '세컨드 토머스 암초'(중국명 런아이자오·필리핀명 아융인)에 보급을 차단하고 있는데 맞서 미국이 필리핀에 힘을 보태 보급이 가능하게 해야 하며, 그것은 바로 미국이 동맹국을 군사적으로 지원하겠다는 메시지가 될 것이라는 얘기다.
필리핀은 1999년 세컨드 토머스 암초에 좌초한 자국 군함을 지킨다는 명분으로 해병대원을 상주시키고 물자를 보급해왔으나 중국은 이를 일방적인 점유 시도로 보고 최근 수개월째 필리핀 보급선에 물대포를 무차별적으로 발사하는가 하면 선박 충돌로 접근을 차단하고 있다.
중국 해경은 지난달 17일에도 토머스 암초에서 도끼와 봉, 망치 등 흉기로 무장한 다수 인원을 태운 모터보트들을 이용해 비무장 상태의 필리핀 병사들이 탄 보트를 고속으로 들이받는 식으로 공격해 필리핀 측 공분을 샀다.
포팅거 전 NSC 부보좌관은 "중국이 지정학적으로 중요한 지점이 아닌 토머스 암초를 표적으로 삼은 것은 주변국들이 미국을 불신토록 하려는 데 있다"며 "해당 암초를 봉쇄하더라도 미국이 나서지 않는 상황을 만들어 필리핀은 물론 대만도 (무슨 일이 생겨도) 미국이 돕지 않을 것이라는 인식을 퍼뜨리려는 것이 중국의 심산"이라고 짚었다.
중국에 대한 보다 강경한 군사적 대응을 주장해온 그는 토머스 암초 충돌이 미국-필리핀 방위조약에 따른 미국의 군사적 개입 촉발 논쟁을 초래했다면서 "그렇다고 전쟁을 하지는 것은 아니지만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과 논의해 최선의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중국이 필리핀 선박의 접근을 차단 중인 토머스 암초에 "미국과 필리핀이 공동으로 재보급할 준비할 준비를 해야 하며, 그건 일종의 '베를린 공수작전'"이라고 덧붙였다.
제2차 대전 직후 미국·영국·프랑스와 구소련이 패전국이었던 수도 베를린을 각각 서쪽과 동쪽으로 분할 점령했던 상황에서 구소련이 1948∼1949년 서베를린을 봉쇄하자 미국 등이 베를린 공수작전을 폈던 것처럼 토머스 암초에 물자 재보급을 하자는 것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