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초음속 전투기 KF-21 '보라매'가 8일 공대공미사일 '미티어'(Meteor)와 'AIM-2000' 첫 실사격을 잇달아 성공적으로 마쳤다.
방위사업청은 이날 서해 상공에서 실시한 KF-21 공대공(空對空) 무장 유도발사 시험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방산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45분께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 미티어를 탑재한 KF-21이 사천공항에서 이륙해 공중에서 대기하다가 낮 12시 20분께 발사에 성공한 뒤 12시 47분께 복귀했다.
이로써 보라매는 유로파이터, 라팔, 그리펜에 이어 미티어 실사격에 성공한 세계 4번째 전투기가 됐다. 보라매는 지난해 미티어 시험탄 무장분리 시험에 성공한 바 있다.
실사격은 기체에 장착된 AESA(능동전자주사배열) 레이더로 87㎞ 밖에 있는 무인기를 추적, 미티어를 발사해 무인기 옆을 1m 이내로 스쳐 지나치게 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미티어 실사격 성공으로 KF-21은 원거리 탐지 및 격추 능력을 증명하게 됐다.
미티어는 마하 4(음속 4배) 이상의 속도로 날아가 200㎞ 밖의 상공에 떠 있는 적 전투기를 격추할 수 있는 정밀성을 갖춰 현존 최고의 공대공 미사일로 평가된다.
KF-21 1대당 4발을 장착할 수 있고, 내달부터 도입이 시작된다.
이어 오후에는 단거리 공대공 미사일 AIM-2000 실사격이 미티어 실사격과 유사한 방식으로 진행됐다.
IRIS-T로도 불리는 AIM-2000은 적외선 탐색장치가 장착된 공대공 유도미사일로 사거리는 25㎞ 수준으로 알려졌다.
방사청은 "항공기로부터 발사된 미사일이 안전하게 분리돼 이탈한 이후 국내 개발 AESA 레이더와 연동해 표적까지 유도하는 무장 유도 발사시험에 성공했다"며 "KF-21과 공대공 무장 간 통합이 안정적인 것을 확인, 전투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 가능하다는 것이 입증됐다"고 설명했다.
이날 시험으로 한국산 AESA 레이더와 5세대 공대공 미사일 체계통합이 확인되면서 향후 KF-21 수출에도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KF-21 초도 물량 추가 확보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작년 11월 한국국방연구원(KIDA)은 공대공 미사일과 AESA 레이더의 연계 검증시험 등이 완료되지 않았다면서 초도 양산 물량을 40대에서 20대로 줄일 것을 권고했다.
이에 방사청은 초도 양산 물량 40대를 유지하면서 20대를 우선 계약하고 잔여 20대는 추가 검증시험 후 계약하는 이른바 '20+20' 양산계획을 마련한 바 있는데, 이날 공대공 무장 시험 성공으로 추가계약에 한 걸음 더 다가서게 됐다.
방사청은 향후 KF-21에 대한 전자전장비 성능 입증시험 등이 성공적으로 끝나면 내년 2월까지 20대를 추가로 양산하는 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KF-21, 마하 1.8 돌파 성공
KF-21는 지난주 시험비행에서 국산 전투기 최고 속도인 마하 1.8을 돌파했다. 
 제너럴 일렉트릭의 F414-GE-400K  엔진 2기를 탑재했는데, 순간 추력은 애프터 버너 가동시 22,000 lbf × 2(44,000마력)에 이른다.
KAI는 지금까진 시속 400~800㎞로 저속 비행하며 기체 안정성과 미사일 작동을 시험해왔는데, 지난 2일 시험 비행에서 기체 최고속도 마하 1.8을 처음 돌파한 것으로 확인됐다.
음속의 2배에 가까운 마하 1.8은 시속 2,200km로, 국산 전투기 FA-50은 물론 미국에서 도입한 우리 공군의 전략자산 F-35A보다도 빠른 속도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