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는 8일자 보도를 통해 ‘김미영 팀장’으로 악명을 떨친 1세대 보이스피싱 조직 총책 박모 씨(53)가 필리핀 현지 교도소에서 탈옥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한국 외교부와 경찰청은 박 씨는 지난달 말 비콜 교도소에서 탈옥했다. 당국은 박 씨가 현지 법원에서 열린 재판에 출석했다가 교도소로 이송되는 과정에서 도주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박 씨는 서울경찰청 사이버 수사대 출신 전직 경찰로 2011년 무렵 필리핀에 콜센터를 개설한 뒤 10년간 보이스 조직을 운영해왔다. 박 씨 조직은 당시 김미영 팀장이라며 문자메시지를 불특정 다수에게 보낸 뒤 자동응답전화(ARS)를 통해 대출 상담을 하는 척하며 피해자 개인정보를 빼내는 방식으로 수백억 원을 빼돌렸다. 한국 경찰은 박 씨를 보이스피싱의 창시자격으로 보고 있다.
경찰관 출신인 박 씨는 과거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 등에서 근무해 수사망을 빠져나가는 방법을 잘 알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2008년 수뢰 혐의로 해임된 이후 3년 만에 보이스피싱 조직을 꾸렸다.
필리핀 경찰은 2021년 한국 수사당국의 협조를 얻어 마닐라 인근에서 박 씨를 검거했다. 이후 우리 경찰은 다각도로 박 씨의 송환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박 씨가 일부러 폭행 사건으로 고소당하는 방식으로 현지 재판을 지연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필리핀 생활을 선호한 박 씨가 꼼수로 한국 송환을 피해 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현지 공관은 박 씨의 탈옥 사실을 인지한 직후부터 신속한 검거를 위해 필리핀 당국과 지속해서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마닐라서울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