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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EC 정상회의 폐막…바이든 "美의 아태지역 약속 확고"

'골든 게이트' 공동선언 채택…다자간 무역체제 중요성 재확인

등록일 2023년11월18일 19시03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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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태평양 21개 회원국이 참가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17일(현지시간) 막을 내렸다.
각국 정상들은 이날 회의장인 샌프란시스코 모스코니 센터에서 열린 마지막 세션을 끝으로 이번 정상회의를 마무리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마지막 발언에서 "아시아·태평양에 대한 미국의 약속은 확고하다"며 아태 지역에 대한 흔들림 없는 서약을 재확인했다.
그는 "아시아 태평양에 대한 미국의 약속은 변함이 없으며, 우리의 관점에서 볼 때 (아시아태평양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샌프란시스코 정상회의가 생산적이었다"고 자평하면서 5일 더 연장할 수 있다고 농담하기도 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어 내년 APEC 정상회의 의장국인 페루의 디나 볼루아르테 대통령에게 '의사봉'을 넘겼다.
볼루아르테 대통령은 "2024년 페루에서 여러분을 맞이해 APEC이 오랜 세월 해온 일을 계속 이어 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정상회의에서는 "세계무역기구(WTO)를 중심으로 규칙에 기반을 둔 다자간 무역체제의 중요성을 재확인한다"는 내용이 담긴 '골든 게이트' 선언이 채택됐다.
선언에는 또 시장 주도적인 방식으로 아태 지역 내 경제 통합을 진전시키고, 우호적인 무역과 투자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지속해 노력해 나간다는 내용도 담겼다.
통상·외교장관들도 세계무역기구(WTO)의 분쟁해결 기능 회복을 포함한 개혁을 지지한다는 내용의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회원국들은 "WTO의 목적을 더 잘 달성하고 WTO가 글로벌 무역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모든 기능을 개선하기 위해 필요한 개혁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지난해에는 다자간 무역 체제를 지지하고 강화할 것을 약속하면서 대부분의 회원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을 비난하는 공동선언문이 채택된 바 있다.
올해에도 회원국 대부분은 의장 성명을 통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침략을 강력히 규탄하고 유엔 헌장의 원칙에 기반한 정의롭고 지속적인 평화 달성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고, 미국 등 일부 정상은 각자의 입장을 공유했다.
이번 APEC 정상회의는 3일간 '모두를 위한 회복력 있고 지속 가능한 미래 구축'을 의제로 기후 변화, 디지털 전환, 여성 인권 등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다.
미국에서 열린 것은 2011년 하와이 정상회의 이후 12년 만이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 및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전쟁 등 전 세계에서 두 개의 전쟁이 진행 중인 가운데 열렸다.
APEC은 1989년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경제 성장과 번영을 목표로 비공식 대화 포럼으로 출범해 1993년 정상회의로 격상됐다.
한국을 비롯해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아세안 6개국, 홍콩 등 21개국이 회원국이다.

회원국의 인구는 약 30억명으로, 전 세계 인구의 38%에 이른다. 국내총생산(GDP)은 전 세계의 62%, 무역은 전 세계 무역의 약 절반을 차지한다.

바이든과 시진핑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5일(현지시간) 1년 만에 머리를 맞댔다.
하지만 양국 관계 악화의 원인인 대만 문제와 미국의 대중국 수출·투자 통제 등의 사안에 대해서는 입장차만 드러내 이번 회담을 통한 양국간 긴장 완화가 오래 지속되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은 그동안 단절됐던 군사 채널 복원에 합의했다. 양국 군이 남중국해 등에서 무력 충돌하는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한 '가드레일'(안전장치)을 마련한 것으로 이번 회담의 최대 성과로 꼽힌다.
미국으로 합성 마약 펜타닐이 유입되는 것을 막기 위해 중국이 자국 화학회사를 직접 단속하기로 한 점도 미국 입장에서는 큰 성과다. 현재 펜타닐 과다복용은 교통사고와 암 등을 넘어선 사망원인 1위일 정도로 미국에서 큰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특히, 내년 대선에서 재선에 도전하는 바이든 대통령에게 펜타닐 문제는 가장 큰 골칫거리였다는 점에서 시 주석에게 큰 선물을 받은 셈이다. 그동안 미국 공화당은 바이든 행정부가 펜타닐 문제를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며 공세를 펴왔다.
그러나 양국 관계 악화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는 대만 문제, 그리고 미국의 대중국 수출.투자 통제 문제에 있어서 양국 정상은 한발짝도 앞으로 나가지 못했다.
대만 문제와 관련해 시 주석은 수년 안에 대만을 향한 군사적 행동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전하면서도 대만 통일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다시 말해 당장은 '힘에 의한 현상 변경'은 없지만 언젠가는 실행에 옮기겠다는 다짐이다.
이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은 현상 유지를 믿는다"는 답변으로 우회적으로 대만에 대한 군사적 행동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히는가 하면, 내년 1월에 열리는 대만 총통 선거에 개입하지 말라는 경고 메시지까지 덧붙였다.
이처럼 양국간 입장차가 분명한 만큼 대만 문제를 둘러싼 양국간 갈등은 언제든지 다시 확대될 수 있다.
시 주석은 회담에서 미국의 수출·투자 통제 조치에 대해 "중국의 발전을 억제하고 중국 인민의 발전권을 박탈하는 것"이라며 작심 비판하며, 미국의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에 미군을 상대로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을 제공하지 않을 것"이라며 처음부터 선을 그었고, 대중국 투자 위축은 중국의 지식재산권 침해 때문이라며 오히려 책임을 중국에 돌렸다.
이에따라 반도체로 대표되는 첨단 제품에 대한 미국의 대중국 수출.투자 통제 조치는 앞으로도 계속 유지되거나 더 강화될 것으로 보이며 이에 대한 중국의 반발도 보다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동시에 중국도 반도체 등에 대한 기술 자립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이며, 이미 시행중인 갈륨과 게르마늄, 그리고 흑연 등 핵심 광물에 대한 수출 통제라는 보복 조치 역시 더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                             연합뉴스

발행인 양한준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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