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리네오 에스피노 차관은 지난 20일 한화오션 거제조선소를
방문해 잠수함 건조 현황을 살펴봤다. 사진=한화오션/더구루
이리네오 에스피노(Irineo Cruz Espino) 필리핀 국방부차관이 한화오션을 극비리에 방문했다. 필리핀이 군 현대화 작업으로 잠수함 2척을 도입하는데 한화오션의 군함 건조 능력을 직접 파악하기 위해 방문한 것으로 보인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이리네오 에스피노 차관은 지난 20일 한화오션과 해군 잠수함사령부를 둘러봤다.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국제항공우주·방위산업 전시회 2023'(ADEX·아덱스)' 계기로 방한했다가 한국 조선소와 해군을 들러 잠수함 건조, 운용 현황을 점검했다.
에스피노 차관은 한화오션 거제조선소를 방문해 최첨단 잠수함 건조와 정비 능력을 직접 살펴봤다. 현재 한화오션 조선소에서는 장보고-III 배치(Batch)-II 잠수함이 건조 중이다. 에스피노 차관은 또 해군 잠수함사령부에서 첨단 잠수함 훈련 시설과 정비소도 둘러봤다.
필리핀 군 고위 관계자는 2년 전에도 극비리에 한화오션을 방문했다. 당시 필리핀 국방부 획득 및 군수 차관보 지저스 레이, R 아빌라(Jesus Rey. R Avilla)가 해군 잠수함을 건조하는 한화오션을 찾아 수출형 1400t급 잠수함을 살펴봤다. 한화오션은 필리핀 해군 잠수함 인수 프로젝트를 위해 승무원 훈련과 금융 지원 등 '토탈 솔루션 패키지'가 포함된 수출형 1400t급 잠수함을 제안했었다.
이번 에스피노 차관의 방문은 한화오션이 필리핀에 제안한 2800톤급 '장보고-III PN'과 관련해 필리핀 잠수함 사업의 진전을 의미히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한화오션은 필리핀에 '장보고-III PN 잠수함'으로 명명된 컴퓨터 생성 이미지(CGI)'가 담긴 제안서를 제출했다. 이 함정은 한화오션이 설계하고 제작한 대한민국 해군의 '장보고-III(KSS-III)' 잠수함에서 파생됐다. 한화오션은 필리핀 잠수함 패키지에 통합 군수 지원 요소도 제안했다.
한화오션은 "잠수함은 30년 이상 동안 필리핀 해군의 귀중한 전략 자산이 될 것"이라며 "패키지 제안을 통해 다양한 옵션으로 국방력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키는 것을 목표로 최신 잠수함 버전을 제안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어 "한화오션은 필리핀 해군과 포괄적인 논의를 통해 그들의 요구에 맞는 최적의 패키지를 파악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잠수함을 운용한 적 없는 필리핀은 중국의 해상위협을 계기로 잠수함 전력화를 추진 중이다. 사업 규모 12억5000만 달러~18억 달러(약 1조6900억원~2조4000억원)를 들여 중형급 잠수함 2척을 도입한다.
필리핀의 잠수함 도입은 몇년 전부터 추진해온 사안이다. 필리핀의 잠수함 도입사업은 잠수함 건조기술을 가진 국가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현재 한국은 물론 프랑스와 스페인 등이 외교력을 총동원해 잠수함 사업 수주를 위해 필리핀을 수시로 찾고 있다.
필리핀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전까지 한국, 러시아, 유럽산 잠수함을 놓고 고민해오다 러시아산 구매 쪽으로 방향이 기울였으나 전쟁 발발후 다시 한국산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올 하반기 필리핀 잠수함 획득 프로젝트가 공식화된다. 방위사업청에서도 한국과 필리핀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강화하는 계기로 해당 사업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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