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랑가이 CCTV에 찍힌 납치 장면. 사진 ABS-CBN 영상캡쳐
11일 금요일 낮 12시경 세부 만다우에시 바킬리드에 거주하는 교민 A씨의 거주지에 강도가 침입해 8살인 A씨의 딸을 납치해 여행 가방에 넣고 도주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A씨의 거주지 인근에 설치된 CCTV에는 밝은 대낮, 범인이 검은색 캐리어를 끌고 도로를 급하게 이동하고 있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인적이 많지 않은 도로였지만 커다란 케리어를 밀면서 가는 범인의 행동을 이상하게 여기는 이는 없었다.
범인은 현지 교민들의 적극적인 제보와, 우리 대사관 및 현지 경찰의 신속한 공조로 범행 약 7시간만에 체포됐다. 납치됐던 A씨의 딸도 무사히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다. 다만 아이가 정신적으로 큰 충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 아동 어머니 B씨는 페이스북을 통해 “딸 얼굴에 약간의 타박상과 긁힌 흔적이 있지만, 무사히 돌아와서 다행”이라며 “만다우에 경찰은 물론 많은 사람이 신속하게 조치해 줘서 감사하다”고 전했다. 이어 “순진하고 착한 딸이 너무 큰 충격을 받았다”면서도 “내 딸을 위한 정의를 위해 힘써준 모든 이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하다”고 했다.
경찰은 납치혐의로 A씨의 아파트의 관리인 고디플로르 라마(32)를 체포했다.
페이스북에 공개된 체포된 라마는 철창에 갇혀 있는 상태에서 미소를 지으며 손가락으로 브이(V) 표시를 해 보이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보였다. 라마는 '가족들이 제가 한 일에 대해 저를 용서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저는 단지 그들이 저를 가방과 옷걸이와 같은 소지품을 훔쳤다고 비난했기 때문에 그렇게 했을 뿐입니다.'라고 현지 인터뷰를 통해 말했다.
경찰은 라마가 A씨의 딸을 납치하기 위해 평소의 친숙함을 이용했으며 아이에게 유해를 가하지는 않았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경찰은 라마의 범행의도를 심층 조사할 것이라고 전했다.
마닐라서울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