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민들은 고객도 아닌가, 서운…
한국의 대표기업임을 내세우며 필리핀 현지에 진출한 지상사들이 교민행사 지원요청을 단체로 외면해 빈축을 사고 있다.
작년 광주에서 열린 전국체전 때도 기업들의 지원이 없어 각 협회장들이 사비를 털어가며 출전했다. 이러한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필리핀은 16개국 중 종합 5위의 성적을 거두고 돌아왔다. 하지만 대기업지원을 받으며 출전한 미국, 중국, 일본 등지에서 온 대표선수단의 모습을 보며 부러운 눈빛만을 보낼 수 밖에 없었다.
지난 15일 열린 2008 교민체육대회에서도 아시아나항공을 제외한 나머지 지상사들은 또 한번 우리 교민들을 외면했다.
이번 대회를 준비해온 체육계 인사들은 이러한 지상사들의 행태를 강력히 비판했다.
대회운영위원장을 맡은 윤만영위원장은 “대회를 준비하면서 각 지상사들에게 지원을 요청했는데 보기 좋게 거절당했다”고 말하며 “지금까지 지상사들이 필리핀에서 자리잡기 까지는 교민들도 일조를 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교민최대의 행사에 관심조차 보이지 않는다는 것은 우리 교민을 무시하는 처사다”라고 지상사들의 무지원에 서운함을 표했다. 박인식 체육회부회장은 “대한민국 대표기업이라고 내세우는 삼성, LG, 대한항공 등 지상사들이 필리핀 현지인을 상대로 한 행사에는 지원을 아끼지 않으면서 교민최대행사에는 모른 척 하고 있다”고 말했고 이경수 남부한인회장은 “국내 대기업들은 국민기업인데 우리 국민들이 하는 교민행사에 참여를 부탁한다. 국민들의 구매로 인해 성장한 기업 아닌가”라고 반문하며 앞으로 적극적인 참여를 부탁했다.
나성수 골프협회장은 “처음으로 체육회에서 주최한 행사인데 큰 지상사에서 도움이 없어 KOREA브랜드를 파는 한국사람으로써 섭섭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윤부용 체육회장은 “성대하게 치러지는 10만 교민잔치에 국가대표기업들의 아름다운 사랑의 나눔이 절실히 필요할 때다. 1500명 이상이 참여하는 건강한 교민 행사에 협력과 나눔이 필요하다. 10만을 넘어 15만으로 향해가고 있는 교민고객들에게 홍보도 하고 나눔도 실천하는 좋은 자리가 될 것이다. 대기업들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대기업들의 동참을 요구했다.
교민들의 생각도 이와 비슷하다.
케존에 사는 한 교민은 “외국에 나와 살기에 한국기업에 대한 애착이 더 가 국산품만 쓰고 한국에 다녀올 일이 있으면 대한항공만 이용했는데, 앞으로는 다른 비행기를 이용하겠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대한민국 대표브랜드가 교민들을 외면하고 있다.
이동은 기자
gunnie@manila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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