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개정 '反간첩법' 시행…방산시설·시위현장 사진 촬영도 위험
베이징 기차역 [촬영 임광빈] 연합뉴스
중국에서 간첩행위의 정의와 법 적용 범위를 대폭 강화한 개정 '반(反)간첩법'이 내달 시행됨에 따라 중국 체류자는 물론 여행객도 예상치 못한 어려움을 겪을 수 있어 정부가 각별한 유의를 당부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22일 기자들을 만나 "중국의 개정된 반간첩법이 오는 7월 1일 시행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개정 반간첩법은 ▲ 간첩행위 정의 ▲ 법 적용 범위 ▲ 국가안전기관 조사 권한이 대폭 강화됐다. 기존 간첩 행위는 '국가 기밀 정보'를 절취·정탐·매수·불법 제공하는 것에 한정됐지만, 개정법은 국가 기밀뿐 아니라 '국가 안전 이익에 관한 문건'도 대상에 포함했다. '국가 안전 이익에 관한 문건'에 대한 구체적인 정의가 없으나, 기밀 자료가 아닌 공개된 자료에 함부로 접근하는 것도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중국에 대한 비판적 기사를 인터넷 검색하거나 저장·가공하는 경우도 간첩행위로 오해받을 가능성이 있다. 또한 중국에서 군사·방산 시설이나 시위 현장을 함부로 방문하거나 촬영하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다. 기업 활동의 경우 현지 시장 자료 수집을 위해 컨설팅 업체를 고용하거나 해당 분야에 우리 기업이 진출할 경우 제약 받을 가능성이 있다. 과거 중국의 반간첩법 적용 사례를 봐도 절반 이상이 기업 활동에 관한 것이라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개정 반간첩법은 제3국을 겨냥한 행위라도 이로 인해 중국의 국가 안전이 위협받는 경우도 법 적용이 가능하다고 명시돼 있다. 북한 관련 활동을 중국의 안전에 위협된다고 해석할 여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즉, 북한 문제를 연구하기 위해 현지 학계 인사를 면담하거나 중국-북한 접경 지역에서 촬영하는 경우에도 해당 법이 적용될 수 있다. 허가받지 않은 현지 종교 단체 활동도 조심해야 한다. 아울러 개정 반간첩법은 중국 영역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 중국 국민·조직을 이용하는 경우도 적용될 수 있다. 해당법을 위반한 외국인에 대해서는 기한 내 출국하지 않을 시 추방이 가능하며 추방된 경우에 10년 내 입국을 금지한다는 조항이 새롭게 포함됐다. 외교부는 이날 오후 열린 여행업계 간담회에서 개정 반간첩법 시행과 관련된 내용을 업계 관계자들과 공유했으며 여행객들이 중국 도착 시 받는 안전 문자메시지에도 해당 내용을 안내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외교부는 코로나 엔데믹 이후 해외여행객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관련 사건·사고도 증가하고 있다며 여행 안전 수칙을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이 당국자는 "해외여행 중인 가족을 사칭한 보이스피싱이 늘고 있는 만큼 여행 시 가족에게 자신의 행선지와 연락처를 수시로 공유해야 한다"며 "중국은 마약·음주운전 처벌이 국내보다 매우 무겁다는 것도 인지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관광통계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올해 출국자는 약 648만명으로 작년 한 해 출국자 수(655만명)에 근접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