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대선 압승 두테르테측 “내각제 개헌 추진”
필리핀 대통령 선거에서 사실상 승리한 로드리고 두테르테(71) 다바오 시(市) 시장 측은 10일(현지시간) 의원내각제와 연방제 를 도입하기 위한 헌법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현지 ABS-CBN 방송에 따르면 두테르테 시장 측 피터 라비냐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 에서 "우리는 대통령제의 실패를 목도해 왔다" 면서 "대대적 개헌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말 했다. 그는 "취임 6개월 이내에 제헌협의회 구성 원 선출을 국회에 요청하고, 2019년 중간선거 에서 개헌안을 국민투표에 부칠 것"이라고 덧 붙였다. 6년 대통령 단임제를 폐지하고 의원내각제 로 전환하겠다는 것이다. 두테르테 측은 이와 함께 연방제를 도입해 중앙 정부에 집중된 각종 권한을 지방정부에 이양하는 작업 역시 추진할 계획이다. 라비냐 대변인은 "(두테르테의 대통령) 임 기 말인 2022년 첫 연방선거를 하려 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앙 정부는 국방, 외교, 세관과 관련한 권한만 갖게 될 것이라면서 "두테르테 는 그러한 변화를 위한 대통령이 될 것"이라 고 강조했다. 또, "두테르테 시장은 무슬림 반군, 공산 반 군과도 친하다"면서 이들과의 평화협정 체결 역시 중요한 의제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덧 붙였다. 두테르테 시장은 개표율이 90%를 넘어선 현재 2위 후보보다 600만 표 이상 앞서 차기 대통령 당선이 확실시되고 있다. 막말을 서슴지 않아 '필리핀판 트럼프'로 불 리는 그는 22년간 다바오 시장을 역임할 당시 범죄와의 전쟁을 벌여 '징벌자'란 별명이 붙어 있다. 필리핀 유권자들은 취임 6개월 내 범죄 근절을 최우선 공약으로 내건 그를 차기 대통 령으로 골랐다. 필리핀은 1987년 개헌을 통해 6년 대통령 단임제를 도입했다. 이후 글로리아 마카파갈 아로요 전 대통령 이 내각제 전환과 연방제 도입을 추진했지만, 총리가 돼 장기집권하려는 의도라는 의심을 사 무산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