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브루나이, 캄보디아, 라오스 등과 맺은 남중국해 분쟁에 관한 '중요 합의'를 두고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의 내부 분열을 부추기는 행위라는 비 판이 일고 있다고 싱가포르 일간 더 스 트레이츠타임스가 26일 보도했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최근 캄 보디아, 브루나이, 라오스 등을 방문한 뒤 "중국이 이들 3개국과 남중국해 문 제에 대한 4가지 항목의 '중요합의'에 도달했다"고 발표했다. 왕 부장은 남중국해 문제가 중국과 아세안 간의 문제가 아니며 중국-아세 안 관계에 영향을 줘서도 안 된다는 점 을 강조하면서 ▲ 분쟁해결에 관한 각 국 선택권 존중 및 일방적 강요 반대 ▲ 직접 당사국 간 대화•협상을 통한 영토 및 해양권익 분쟁해결 ▲ 역외국 가의 건설적인 역할 외 개입 반대 등이 주요 합의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이들 3개국은 동남아국가연합(아세 안) 회원국 가운데 중국과 직접적인 영 유권 분쟁에서 한 발짝 빗겨나 있다. 이에 대해 아세안 사무총장을 지낸 왕징롱 싱가포르 대외직명대사는 25일 아세안 커뮤니티 포럼에서 중국이 아세 안 내부문제에 간섭하고 있다고 일침을 가했다. 그는 "남중국해 갈등 비당사국인 캄 보디아와 라오스가 무언가를 하기로 했다는 것을 중국 외교부장이 발표한 모양새는 아세안의 내부 문제에 중국이 간섭한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올해 아세안 의장국을 맡은 라오스에서 이런 발표가 있었다는 사 실에도 놀라움을 금하지 못하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왕 대사는 "아세안 국가들 사이에는 양자 간 갈등을 당사자들끼리 푼다는 합의가 존재한다"며 "그러나 아세안 전 체의 이익에 관한 문제를 두고 의장국 은 전체 회원국 차원에서 무언가를 발 표하려고 결정했는지 의심스럽다"고 의 문을 제기했다. 그는 이어 "따라서 현시점에서 이 문 제에 관해 중국 외교부장의 발표 뒤에 어떤 맥락과 배경이 있는지 분명치 않 다"고 덧붙였다. 왕 대사는 이어 자신이 제안해 만들 어진 '아세안 남중국해 당사국 행동선 언'이 아세안의 대중국 협력의 기본이 라는 점을 지적하면서 "행동선언이 도 입될 당시 아세안은 남성(중국)이 매료 되는 아름다운 젊은 여성이었기 때문 에, 원하는 모든 것을 얻을 수 있었다" 고 말했다. 빌하하리 카우시칸 싱가포르 외무부 자문역도 "중국이 주도한 이른바 합의 라는 것이 좋아 보이지 않는다"고 말 했다. 그는 "이 합의는 필리핀이 제기한 영 유권 분쟁 사안에 대한 국제중재를 앞 두고 아세안 국가들을 분열시키는 수단 으로 해석된다"며 "분열된 아세안이 중 국의 이익을 보장하지 않는 만큼 중국 의 분열 정책은 근시안적인 행태"라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