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위와 격차 벌려…“내 아이라도 마약하면 죽이겠다”
필리핀 대통령 선거가 2주일 앞으로 다가 온 가운데 잇단 막말로 '필리핀판 트럼프'로 불리는 로드리고 두테르테(71) 다바오시 시 장의 기세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25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여론조사업체 SWS가 지난 18∼20일 유권자 1천800명 상 대로 대선 후보 지지율을 조사한 결과 두테르 테 시장이 33%로 1위를 유지했다. 그다음으로 그레이스 포 상원의원(47) 24%, 마누엘 로하스(58) 전 내무장관 19%, 제조마 르 비나이(73) 부통령 14% 순이었다. 3월 30일∼4월 2일 조사 때와 비교하면 두 테르테 시장 지지율이 6%포인트 뛰었지만 포 의원 지지율은 1%포인트 오르는 데 그쳐 두 후보의 격차가 더 커졌다. 두테르테 시장이 한 유세장에서 1989년 교 도소 폭동사건 때 수감자에게 집단 성폭행을 당하고 살해된 호주 여성 선교사를 성적으로 비하하는 발언을 한 사실이 지난 17일 불거 져 구설에 휩싸였지만 지지율은 오히려 올라 간 것이다. 다른 여론조사업체인 펄스아시아가 지난 12∼17일 유권자 4천 명을 상대로 한 지지율 조사에서도 두테르테 시장이 34%로 2위 포의원 22%를 크게 앞질렀다. 살인, 강도 등 각 종 범죄가 기승을 부리는 필리핀에서 단기간 에 범죄를 뿌리 뽑겠다는 그의 공약이 막말 에도 아랑곳없이 치안 불안에 염증을 느낀 유 권자를 사로잡는 것으로 분석된다. 일간 마닐라불러틴의 레안드로 코로넬 정 치칼럼니스트는 "두테르테 시장이 6개월 안 에 범죄를 제압할 수 있다고 믿고 사람들이 그에게 모험을 걸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두테르테 시장은 "대통령이 되면 모 든 범죄자를 처형할 것이다", "범죄자 10만 명 을 죽여 물고기 밥이 되도록 마닐라만에 버리 겠다", "마약상을 수용할 장례식장이 더 필요 할 것이다" 등과 같은 극단적인 발언으로 인 권단체와 다른 후보들로부터 대통령 자격이 없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그는 과거 흉악범을 즉결 처형한 적이 있다 고 밝히기도 했다. 다바오시는 두테르테 시장 의 강력한 범죄 대응책 때문에 강력 범죄가 많이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두테르테 시장은 24일 대선 후보들의 마지 막 TV 토론회에서 자신의 자녀는 마약을 하 지 않지만 만일 마약을 한다면 죽일 것이라고 말했다. 현지 정치 전문가들은 여전히 부동층이 많 은 데다 성폭행 피해 여성에 대한 두테르테 시장의 막말 여진이 있어서 대선 결과를 예단 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