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이어 섬유대국으로 부상 가능성…과제도 산적
미국, 일본 등과 함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가입하 는 베트남의 섬유산업이 비약적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19일 일본 니혼게이자이 신문이 보도했다. 세계 각국의 섬유업체들이 다투 어 베트남 공장 증설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신문에 따르면 미국의 의류용 부착표(태그) 생산기업 에이브 리 데니슨 RBIS, 한국 봉제기업 판코 등이 새 공장을 건설해 베 트남을 수출 거점화하려고 하고 있다. 인건비가 싼데다 TPP 발효 때 관세율이 내릴 것으로 보고 있어서다. 이런 움직임이 확산되면서 베트남의 섬유 수출액은 2025년에 작년의 갑절인 6조엔(약 62조8천억원)이 될 것이라는 예측도 나왔다. 베트남이 중국에 이은 섬유대국으로 부상할 가 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미국 에이브리가 1월부터 가동한 베트남 남부 롱안 공장은 벌 써 활황이다. 가격이나 부품소재 등의 정보를 기록한 부착표는 시간당 1만장을 인쇄해 납품한다. 회사 측은 니혼게이자이에 "베트남은 중국을 대신해 미국, 유 럽, 일본으로 섬유제품을 수출하는 허브기지가 될 것"이라고 강 조했다. 한국 판코는 1억달러(약 1천140억원)를 투자해 중부 꽝남성에 새 공장을 건설 중이다. 유니클로를 포함한 세계적인 의류브랜드 로부터 증산 의뢰가 쇄도하면서 "작년 매출이 30% 늘었고, 올해 도 비슷한 성장을 예상한다"고 현지법인 측이 밝혔다. 아시아 섬유대국은 연간 수출액이 30조엔 규모인 중국이지 만, 지난해에는 6년 만에 수출이 감소했다. 5년에 2배 속도로 뛰 는 인건비 부담 때문에 의류회사들이 베트남 등지로 거점을 옮 긴 영향이 크다. 베트남 인건비는 중국보다 60%가량 싸다. 2년여 뒤 TPP가 발효되면 수출경쟁력은 더 좋아진다. 미국행 수출품은 TPP 발효와 동시에 평균 20% 정도 관세가 약 70% 품목에서 즉 시 철폐된다. 유럽과의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를 앞둔 것도 강 점이다. TPP의 우대세율을 받기 위해서는 봉제공정뿐만 아니라 실 을 뽑고, 물들이는 공정도 필요하다. 이러한 수요를 포착한 섬 유 염료 대기업 미국 헌츠맨텍스타일이펙트(Huntsman Textile Effect)는 작년 베트남 남부에 전용 보세창고를 만들었다. TPP에 가입하지 않는 중국도 베트남 거점을 확장 중이다. 중국의 섬유 대기업 톈훙(天虹)방직그룹은 베트남 북부지역의 약 22만㎡ 부지에 6억위안(약 1천57억원)을 들여 생산거점을 증 설했다. 홍콩의 니트제조 대기업과 함께 베트남에서 실 생산부터 봉제, 판매까지 일관체제를 구축하는 계획도 추진 중이다. 제화산업도 베트남으로 이동하고 있다. 나이키 등이 고객인 구두수탁생산 세계 최대기업인 대만 바오청(寶成)공업은 베트남 생산비율이 작년말 42%로 중국(25%)을 웃돌았다. 대만의 동종업체인 펑타이(豊泰)기업도 2016년 1∼3월 생산량의 51%를 베트 남에서 만들었다. 그런데 최근 베트남의 최저임금이 연간 두자릿 수로 상승하고 있다. 석유화학 플랜트의 정비도 늦어지면서 의류 산업에 필요한 화학섬유의 생산능력에 한계가 있다는 문제점도 지적되고 있다. 따라서 중국에 버금가는 '세계의 섬유공장'으로 비약하기 위해서는 신속하게 섬유산업 고도화를 진행해야 하는 과제가 있다고 니혼게이자이는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