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방, 필리핀 방문 '中 압박' 행보…베트남·필리핀 남중국해 합동순찰 협의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강화 행보에 맞서 미국, 일본, 필리핀, 베트남이 연대의 끈을 죄 면서 긴장이 한층 고조되고 있다. 필리핀을 방문 중인 애슈턴 카터 미 국방장 관은 14일 베니그노 아키노 필리핀 대통령을 예방하고 15일에는 국방장관으로는 처음으로 양국 정례 합동군사훈련인 '발리카탄'(어깨를 나란히)을 참관하는 등 군사 공조를 과시한다. 발리카탄은 중국과 필리핀의 영유권 분쟁해 역인 남중국해를 마주 보는 지역에서 매년 열 리는 훈련으로 사실상 중국을 겨냥한 것이다. 카터 장관은 이번 방문 기간에 필리핀이 미 군에 제공하기로 한 군사기지의 활용 방안에 대해서도 협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필리핀은 서부 팔라완 섬의 안토니오 바티스타 공군 기지, 마닐라 북부의 바사 공 군기지 등 5개 군사기지의 사용을 미군에 허 가했다. 카터 장관은 미래에 미군이 5개보다 더 많 은 필리핀 군사기지를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 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상황에 따라 미군이 필리핀 기지를 추가로 확보해 중국에 대한 압 박 수위를 높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5월 말 베트남 방문 때 남중국해 사태를 둘러싼 중국과의 대립에서 유리한 고지에 서기 위해 베트남과 의 경제·군사협력 방안을 주요 의제로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남중국해 영유권 다툼의 직접 당사국인 필 리핀과 베트남은 중국을 공동 견제하기 위해 남중국해 합동 순찰과 군사훈련 방안을 협의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필리핀과 베트남이 작년 11월 맺은 전략적 동반자 협정의 실행을 해양 안보 분야에서 구 체화하는 것이다. 그동안 두 나라는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에 반발하면서도 실질 적인 군사협력은 하지 않았다. 앞서 필리핀 정부는 지난 1월 미국에 남중 국해 합동 순찰을 요청했다. 이들 나라의 협의 결과에 따라 현재 미국이 독자적으로 중 국의 남중국해 인공섬에 함정을 보내는 '항행 의 자유' 작전이 다국적 작전으로 확대될 수 있다. 일본도 필리핀, 베트남과 반중국 연대를 강화하고 있다. 일본 해상자위대 잠수함이 지난 3일 호위 함 2척과 함께 15년 만에 처음으로 필리핀에 입항했으며 12일에는 이들 호위함이 베트남 깜라인만에 기항했다. 깜라인만은 남중해 영유권 분쟁도서인 파 라셀 군도(중국명 시사군도, 베트남명 호앙사 군도), 스프래틀리 제도(중국명 난사 군도)와 각각 550㎞ 정도 떨어져 있는 군사적 요충지다. 일본과 필리핀은 지난 2월 방위 장비와 기 술 이전 협정을 맺은 데 이어 나카타니 겐(中 谷元) 일본 방위상이 4월 말 필리핀을 방문, 해상자위대 'TC-90' 훈련기 5대를 빌려주는 계약을 맺을 예정이다. 필리핀은 이들 훈련기 를 남중국해 순찰에 투입할 계획이다. 최근 중국은 파라셀 군도의 우디 섬(중국 명 융싱다오()에 미사일을 배치하고 분쟁 도서를 오가는 민항기 운영과 분쟁해역 원유시추 재개 등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대해 베트남과 필리핀은 자국 영유권 침해라고 반발하고 있지만 중국은 정당한 주 권 행사라고 반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