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사회 통합·권익향상엔 눈감고 이권에만‘눈독’
미국 한인들의 권익 향상과 통합에 앞장서 야 할 재외동포 단체들이 내부 구성원 간 갈 등에 따른 소송 사태로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이들의 내분은 이념과 가치관 차이에 서 발생하는 '가치 갈등'보다 사적 이익과 상 호 관계 등에 대한 당사자 간 사고의 차이에 서 발생하는 '이익 갈등'이 대부분이어서 한인 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미국 내에서 한인들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로스앤젤레스(LA)에서 대표적인 분규 단체는 LA한인회관을 관리하며 연 20만 달러(2억4 천만 원)에 이르는 수익을 올리는 한미동포재 단이다. 이 단체는 2014년 2월 임승춘 당시 이사장 이 교통사고로 숨지면서 내분이 발생했다. 부이사장 대행으로 잔여 임기를 채우느냐, 아니면 공석이 된 이사장을 새로 뽑느냐를 놓 고 이사진이 둘로 쪼개진 것이다. 김승웅 당시 부이사장과 윤성훈 이사가 갈등의 중심에 섰다. 결국 새로운 이사장을 뽑자는 이사들이 선 거를 강행했고, 윤 이사가 새 이사장으로 선 출됐다. 하지만, 이사장 선출 과정에서 '허위 위임장 논란'이 터져 나왔고, 이는 소송전으 로 비화하는 불씨가 됐다. 법적 공방은 2년이 지난 2016년에도 현재진행형이다. 한인사회 의 공공 자산을 둘러싼 주도권 싸움이 대화 와 타협 없이 강대강 대치로 지속하고 있는 형국이다. 급기야 유력 일간지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29일(현지시간) '한인 공동체의 결 속을 의미하는 동포재단이 싸움터가 됐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분규 원인과 내용을 보도하 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동포재단 분규에 따른 소송전으로 양측 이 사진 법률비용은 5만 달러를 훨씬 웃도는 것 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비용은 이사진 개인 재산이 아닌 재단 수익금에서 충당됐다고 신 문은 꼬집었다. '한 지붕 두 가족' 신세를 면치 못했던 뉴욕 한인회도 최근 법원의 판결로 회장이 결정되 는 굴욕을 겪어야만 했다. 앞서 뉴욕한인회는 지난 10개월 동안 민승 기 회장과 김민선 회장이 각각 자신이 한인 회장임을 주장하는 '2인 회장' 사태로 극심한 분열상을 보였다. 소송을 담당한 뉴욕 주 법원 마거릿 첸 판 사는 판결문에서 "민승기 씨는 김민선 씨에게 회장직을 이양하라"고 판시한 것으로 전해졌 다. 하지만, 민 회장은 법원 판결에 불복하고 항소할 것으로 알려졌다. 1960년 설립된 뉴욕 한인회가 갈라진 것은 지난해 2월 새 회장 선 거에 입후보한 당시 김민선 후보의 자격이 박 탈되면서부터다. 선거관리위는 "김 후보가 선거법을 위반했 다"면서 자격을 빼앗았고, 이어 단독 후보가 된 민승기 33대 회장에게 34대 회장 당선증 을 교부했다. 선관위의 조치에 반발한 한인들은 '정상화 위원회'를 만들어 민 회장을 탄핵하고 별도의 선거 절차를 거쳐 김 후보를 당선시켰다. 지난해 5월1일 각각 취임한 두 회장은 지금 까지 각각의 사무실에서 회장 업무를 수행해 왔다. 외교부가 지난해 국회에 제출한 국정감 사 자료에 따르면 2015년 8월 현재 재외동포 분규 단체는 모두 8곳에 이른다. 재외동포 단 체는 전 세계 170개국에 650여 개 한인회를 비롯해 경제•교육•문화•체육•언론•여성•민 주평통 등 모두 3천172곳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