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사를 외면하는 독재자 의 아들에게 표를 던져서는 안 된다." 필리핀 정부가 오는 5월 대 통령 선거와 함께 실시되는 부통령 선거에 출마한 독재 자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전 대통령의 아들 마르코스 주 니어 상원의원에 대한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29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에르미니오 콜로마 필리핀 대통령궁 대변인은 전날 마르코스 주니어 의원이 마르코스 전 대 통령의 독재 시절 피해를 경시하며 장밋빛으 로 포장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마르코스 주니어 의원은 부통령 후보 로서 정직함과 책임감이 없다"며 "유권자들이 진실 인정을 거부하는 후보자를 지지하지 않 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베니그노 아키노 대통령은 지난 25 일 마르코스 정권을 무너뜨린 '피플파워'(민중 의 힘) 혁명 30주년 기념식에서 마르코스 주 니어 의원을 겨냥, 아버지의 잘못을 인정하고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아키노 대통령은 "만약 그가 아버지를 포함한 가족들이 저지른 악행 을 보지 못한다면 같은 일을 반복하지 않는다 고 어떻게 보장하느냐"고 지적했다. 마르코스 일가의 부정축재 추정 재산 100 억 달러 가운데 지금까지 약 40%를 환수한 필리핀 정부는 보석류 등 일부를 전시해 독재 정권의 폐해를 알릴 계획이다. 아키노 정부의 반 마르코스 행보는 젊은 유 권자들의 역사 인식이 떨어지는 가운데 마르코 스 주니어 의원이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 지율 1, 2위를 기록하며 부통령 당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마르코스 주니어 의원은 일반인의 관심이 과거사가 아닌 삶의 개선에 있다며 자 신에 대한 비판적 여론을 일축하고 있다. 그는 또 아버지의 집권 시절에 대한 평가는 역사에 맡겨야 한다고 주장하며 선거운동을 벌이고 있다. 마르코스 전 대통령은 1965년 당선된 뒤 1972년 계엄령을 선포, 철권 통치 를 하다가 1986년 '피플파워'로 불리는 민중 봉기로 사퇴하고 하와이로 망명해 1989년 72 세를 일기로 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