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금융당국이 올해 자본시장 개방을 확대하고자 외국인의 상장 주식 지분 보유 한도 를 100%로 확대한다. 정부가 보유한 국영기업 의 지분을 절반 가량 매각하는 등 민영화에도 적극 나서기로 했다. 부 방 베트남 국가증권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19일 베트남 하노이 국가증권위원회 사옥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베트남 국가증권위원회는 1996년 설립된 베 트남 재무부 산하 기관으로, 증권시장 제도 규 제•제안, 증권거래소와 증권사 영업활동 감시, 자본시장 관리감독•유가증권시장 건전성 발전 도모, 주식 거래 불법행위 조사 등의 업무를 수 행한다. 우리로 치면 한국거래소와 금융감독원, 금융위원회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는 셈이다. 부 위원장은 "올해 베트남 정부는 여러 부양 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중 가장 큰 부양책으로 꼽히는 것은 외국 인의 상장 주식 지분 보유 한도를 상향 조정하 는 것이다. 베트남 정부는 외국인의 주식 지분 보유 한도를 일반 기업은 49%, 은행은 30%로 각각 제한하고 있다. 작년 9월 증권사와 운용사에 대한 외국인 지 분 상한선을 100%로 완전 개방했지만 아직 제 대로 실행은 안되고 있다. 개별 기업이 정부의 상한 규정 내에서 자체적으로 외국인 지분율 상한선을 정할 수 있기 때문에 실제 보유 상한 비율은 정부 규정보다 낮은 상태다. 부 위원장은 "올해 안에 나머지 업종에 대해 서도 외국인의 보유 한도를 100%로 상향 조정 할 방침"이라고 밝히고, 이미 외국인 지분 제한 이 풀린 기업들에 대해서도 실제 한도 확대가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외국인 한도가 소진된 주요 대형주 가 운데 유제품업체인 VNM과 정보통신업체 FPT 등이 3월 주주총회를 거쳐 외국인 투자 한도를 상향 조정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베트남 정부는 국영기업의 민영화 작업도 강 화하고 있다. 부 위원장은 "현재 베트남 정부가 지분 100% 를 가진 국영기업이 많은데 올해 들어 국영기 업들의 지분은 반 정도 매각하기로 했다"며 "국 영기업의 비주력 부분 역시 매각하려고 한다" 고 설명했다. 그는 "솔직히 베트남 국영기업들은 독점적으 로 영업하면서도 민간기업에 비해 경쟁력이 낮 았는데, 앞으로는 반드시 정부의 지분을 매각 해서 독자적인 경쟁력을 길러야 한다고 생각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2011년부터 기업공개 (IPO)를 한 베트남 국영기업은 438곳으로, 베트 남 정부는 향후 5년간 추가로 국영기업 500곳 의 IPO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그동안은 국영기업이 IPO를 한 이후에도 정 부의 보유 지분이 70%가 넘었지만 앞으로는 국 방과 정보통신, 은행 분야 등을 제외하고는 이 를 51%로 제한할 방침이다. 작년에 IPO를 진행한 베트남 항공사의 경 우 실제 매각 지분은 3% 수준에 불과하고 나머 지 97%는 정부가 보유하고 있어 내부적으로도 IPO의 효과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부 위원장은 "한국은 기업이 IPO 이후 바로 상장하지만 베트남에서는 개념이 좀 달라서 바 로 상장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공급 문제를 해결하고자 올해부터 국영기업이 IPO를 한 뒤 에 1년 이내에 반드시 상장하도록 했다"고 소개 했다. 부 위원장은 또 "해외에서 많이 지적하는 부분이 베트남 시장에서 아직 기업의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 올해 들어 기업의 정보를 투명화하기 위해 여 러 생각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내년 초에는 파 생상품시장도 개설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현재 호찌민과 하노이로 나뉘어 운영되는 거래소도 통합할 계획이다. 상장 기업 규모 등을 감안하면 호찌민 거래소는 우리의 유가증권시장, 하노이 거래소는 코스닥시장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부 위원장은 "거래소가 분리돼 있으면 채권과 파생상품시장을 운영하 기가 어려워 두 거래소를 합병해야 한다"며 "앞 으로 대형주와 중소형주를 구분해 지수도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증시 활성화를 위해 기업의 상장 규제 간소 화, 연기금 펀드 설정, 증권사 구조조정 등도 준 비 중이다. 베트남 금융당국은 현재 80개에 달하는 현 지 증권사의 구조조정 작업이 해외 증권사에도 호재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부 위원장은 "원래 105개의 증권사가 있었는 데 3년간 구조조정을 진행하며 증권사의 외국 지분이 많이 늘었다"며 "베트남 증권사 수가 줄 어들면 베트남에 진출하려는 해외 증권사 입장 에서는 오히려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올해 예정된 베트남 정권 교체 과정에서 자본시장 개혁 방안 등이 연기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부 위원장은 이에 대해 "새 지도부가 여러 부 양책에 나서기로 약속한 만큼 정치 문제는 증 시와 경제에 악재보다는 호재가 될 것"이라며 " 정권 교체로 국영기업 민영화와 상장, 거래소 통합 등이 지연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