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의 독재자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전 대통령 일가가 30년 전 몰수당한 보석들이 경매시장에 나온다. '사치의 여왕'으로 불린 마르코스 전 대통 령의 부인 이멜다가 주로 소장했던 것으로, 현재 가치가 200억 원을 훌쩍 넘는다. 14일 필리핀 대통령 직속 바른정부위원회 (PCGG)에 따르면 세계적 경매회사인 크리 스티와 소더비는 마르코스 일가의 보석 컬 렉션 760여 점에 대한 평가액이 최소 10억 페소(254억 원)라고 밝혔다. PCGG는 작년 11월 두 경매업체에 의뢰 해 필리핀 중앙은행에 보관 중인 이들 보석 에 대한 감정을 실시했다. 이들 보석 평가액은 1991년 감정 때와 비 교하면 2.6∼3.5배 불어난 것이다. 여기에는 시가 2억 3천500만 페소(60억 원)에 이르 는 25캐럿짜리 분홍색 희귀 다이아몬드도 포함돼 있다. 이들 보석의 대부분은 마르코 스 전 대통령이 1986년 민중 봉기로 물러나 며 미국 하와이로 망명할 때 가져갔다가 현 지 세관에 압류돼 필리핀에 넘겨졌거나 대 통령궁에 남겨둔 것들이다. PCGG는 우선 300여점의 보석에 대해 국 제 경매를 실시해 그 수익금을 국고로 환수 할 계획이다. 경매에 앞서 일반인을 위한 전 시회를 열 예정이다. 리처드 T. 아무라오 PCGG 위원장은 "이 들 부정축재 보석의 전시는 국민에게, 특히 젊은 세대에게 마르코스 20년 부패정권의 위험성을 상기시키는 중요한 방법이 될 것" 이라고 말했다. PCGG는 마르코스 일가가 집권 기간에 구매했지만 소재가 확인되지 않은 반 고흐, 피카소, 모네 등 수백점의 명화를 찾기 위 한 제보 사이트도 조만간 개설할 계획이라 고 밝혔다.마르코스 전 대통령의 아들인 마 르코스 주니어 상원의원은 오는 5월 대통령 선거와 함께 실시되는 부통령 선거에 출마 했다. 그는 현 정부의 이같은 부정축재 재산 환수 노력에 대해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