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정부가 이슬람 최대 반군단체와 맺은 평화협정의 이행이 표류하는 가운데 다른 반군세력들이 무장공세를 강화해 유 혈 피해가 커질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10일 일간 마닐라불러틴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 8일 필리핀 남부 마긴다나오 주에서 방사모로자유전사단(BIFF)과 정부 군 간에 교전이 벌어져 최소 20명의 BIFF 대원이 숨졌다. 정부군 측은 지난 6일부터 BIFF가 이 지 역 수해방지 사업장의 경비를 서는 군인들 을 공격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BIFF는 2010년 필리핀 정부와 최대 반군 단체인 모로이슬람해방전선(MILF)의 평화 협상에 반발해 MILF에서 떨어져 나온 무 장조직이다. 2014년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 람 국가'(IS)에 충성을 맹세한 것으로 알려 진 BIFF는 작년 성탄절 연휴에 일부 마을 을 공격해 주민 11명을 살해하기도 했다. 필리핀 남부지역에서 활동하는 또 다른 이슬람 반군단체인 아부사야프는 IS와 손잡 고 외국인 납치와 테러 공격을 확대할 것으 로 알려졌다. 지난달 아부사야프와 말레이시아 안사르 알 샤리아 등 아시아의 4개 무장단체는 IS 에 충성을 맹세하고 통합을 선언했다. 1990년대 초반 결성된 아부사야프는 외 국인 납치•살해를 일삼고 있으며 지난해에 는 70대 한국인도 납치했다. 이 한국인은 작년 10월 피랍 9개월 만에 숨진 채 발견 됐다. 필리핀 정부와 MILF가 40여 년의 내전을 끝내려고 2014년 3월 체결한 평화협정의 이 행이 장기간 지연됨에 따라 양측의 휴전도 살얼음판 위에 놓여 있다. 평화협정 후속 조치로 남부지역에 이슬람 자치지역을 신설하는 내용의 '방사모르 기 본법안'의 통과가 지난주 의회 본회의에서 무산됐기 때문이다. 필리핀 정부가 작년 1월 마긴다나오 주에 서 이슬람 테러용의자 체포작전을 벌일 때 MILF와 교전이 벌어져 경찰관 44명이 숨진 사건과 관련, 진실 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선 행돼야 한다는 여론 때문에 의원들이 이 법 안 처리에 부정적 태도를 보였다. 이에 따라 MILF의 내부 불만이 커지고 무장 해제도 지연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