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 총회 에서 초강력 태풍 하이옌(Haiyan) 피해에 대 한 국제적 연대를 호소하며 단식에 돌입했던 필리핀 수석대표가 23일(현지시간) 회의 폐막 과 함께 13일간의 단식을 마무리했다. 필리핀 수석대표인 예브 사노 기후변화담 당관은 회의 개막일인 11일 하이옌으로 인해 필리핀이 본 참상을 눈물로 전하면서 총회 동 안 의미 있는 결과가 도출될 때까지 단식하겠 다고 선언한 바 있다. 당시 그의 절절한 호소는 총회 참가국 대표 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회의기간 차를 탄 물만 마신 사노 대표는 이날 AFP에 당사국 총회에서 자신이 생각 했던 결과가 나온 것은 아니지만 의미가 있 었다고 말할 수 있다면서 주요 성과로 총회 당사국들이 합의한 '손실과 피해(loss and damage)' 메커니즘을 꼽았다. 이는 폭풍 같은 극단적 자연재해에 대처하는 데 취약한 국 가나 바닷물 상승, 사막화 등으로 국토가 잠 식된 나라들을 도울 수 있도록 한 것으로 총 회가 구체적 성과 없이 끝났다는 지적 가운데 그나마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 부분이다. 사노 대표는 필리핀을 황폐화한 태풍이 올 해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 자극을 더했을 것이라고 본다며 "하이옌은 모든 이들 의 마음속에 있으며 거기에는 절박감과 연대 의식, 많은 이들이 고통받는 현실이 있다"고 덧붙였다. 필리핀 수도 마닐라에 산다는 사노 대표는 아버지가 하이옌에 가장 큰 피해를 본 타클로반에 거주한다며 가족들은 다행히 피 해를 보지 않았다고 전했다. 하지만 조국이 너무 큰 피해를 본 탓에 더 는 감당할 수 없는 마음에 하이옌 참상을 보 여주는 사진은 더 이상 보지 않고 있다고 말 했다. 그는 단식 동안 때때로 힘이 없었고 완 전히 지쳤다고 했지만 태풍 피해로 고통받는 고향 사람들과 비교해 볼 때 아무것도 아니라 고 겸손해했다. 배 고파 죽겠다는 말을 꺼낸 사노 대표는 이날 밤 채소주스를 먹겠다는 말 로 단식을 끝낸 소감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