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versity of Asia and the Pacific (UA&P) 삼성한국학 프로그램 (주임교 수 김준길) 은 2월 3일과 4일 양일간 진 행된 제 2회 Distinguished Lecture Series (유명학자 초청강연) 에서 Anders Karlsson, School of Oriental & African Studies (SOAS), University of London 한국학 교수를 초청, “Education and Modernization of Korea (교육과 한국의 근대화)” 와 “Confucianism and Korean Legal Culture (유교와 한국의 法制 문화)” 라는 제목의 강연을 가졌다. Karlsson 박사는 스톡홀름대학에서 19 세기 전통시대 민란 (民亂) 연구로 박사학 위를 받고 2000년부터 런던 대학 동양 아 프리카 연구대학에서 근 현대사를 중심으 로 한 한국 역사와 문화를 강의하면서 많 은 연구업적과 함께 활발한 학술활동을 벌이고 있는 유럽 한국학의 리더로서 이 번 강연을 통하여 아직 한국학 연구가 열 악한 필리핀 학계에 큰 격려와 자극이 되 었다. Winston Padojinog UA&P 총장의 환 영사와 주필리핀 한국대사관 권원직 공사 의 축사로 시작된 첫날 강연에는 UA&P 역사학과Arnel Joven 교수의 사회와 지 명 토론자로 Ateneo de Manila 대학 Sarah Domingo-Lipura 한국학 교수, 둘 째 날 강연은 UA&P 아태지역학과 Ma. Concepcion Rapisora-Lagos 교수의 사 회와 토론자로 UA&P School of Law & Governance (법정대학) Jeremy Gatdula 교수가 맡았다. 강연에는 UA&P 의 Delia Tantuico CAS 학장, Juan Mesquida 교수, Elizabeth Urgel 교수, Theta Ponce 교수, 와 각각 약 50명의 학생들이 참석하여 활 발한 질의응답을 가졌다. Karlsson 박사는 첫날 강연에서 지금 부터110여 년 전 많은 서양인들 눈에 희 망 없는 나라로 비쳤던 한국이 앞으로 인 재 양성을 통해서 일본을 능가할 만큼 발 전할 것이라고 예언한 어느 프랑스 신부의 일화를 들었다. 과연 오늘 날 한국은 핀란 드와 1,2위를 다투고 있는 교육 강국이다. Karlsson 박사는 그 역사적 배경을 시 대별로 살펴보았다. 먼저 조선 왕조 시대 에서는 나라를 다스리기 위한 덕목으로 유 교적 가치관과 이념을 깨우치는 것을 중요시 여겼으며 그 결과 교육이 당시 양반들 의 출세와 신분에 큰 영향을 끼친 것. 성 균관, 향교, 서원 등의 교육 기관들이 많이 세워졌으며 특히 조선 후기에는 평민들이 글을 배울 수 있는 서당이 많이 생겨났다. 1894년 갑오 개혁 때 양반 제도와 과거 시험 제도가 폐지된 이후, 그 동안 신분의 한계로 높은 벼슬길에 오르지 못한 이들 의 배움에 대한 열망과 시대적 변화에 따 른 새로운 교육 제도를 갈망하고 있을 때 기독교 선교사들이 곳곳에 학교를 세웠으 며, 그 동안 정식 교육을 받지 못한 여성들 에게 교육의 문을 열어주었다. 근대적 공화국정치인 이승만, 근대적 국 어연구가 주시경, 그리고 시인 김소월 등 이 선교사가 세운 배재학당 출신이라는 사실은 근대 교육이 한국 사회의 근대적 발전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쳤는가 말해주 고 있다. 일제하 (日帝下) 한국인에게 차별적인 식 민지 고등교육정책 아래에서도 많은 한국 인 들은 사회 발전과 독립을 위해서 국내에 서 고등교육에 도전했으며, 보다 높은 교육 을 얻기 위해서 일본 유학길에 오르기도 했 다. 해방 이후, 분단된 한국은 확충된 고등 교육 진학을 통하여 경제 발전을 위한 인재 양성에 집중한 결과, 1980년대에 이르러서 는 눈부신 경제 성장을 기록할 수 있었다. 한편 Karlsson 박사는 한국의 교육을 통한 성공신화의 이면에는 과열된 경쟁, 사교육 열풍, 기러기 아빠, 높은 청소년 자 살률 등 오늘 날 한국교육이 당면하고 있 는 사회적 문제들을 지적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둘째 날 강연에서 Karlsson 박사는 최 근 수년간 자신이 꾸준히 매달리고 있는 연구 주제인 유교문명이 한국의 근대 법 제도와 법 문화에 미친 영향을 분석하고 있다. 법 제도와 법 문화에 대한 전통적 문 명의 영향을 논의하는 것은 사회과학의 영역에 속한다. 전근대 한국역사를 전공한 역사학자로서 Karlsson 박사는 먼저 한국 유교문명의 특징을 살펴보고 전통사회에 서 유교문명의 도입과 그 적용을 시대별로 설명하기 위하여 우리 나라 전통사회의 법 제도와 문화를 담은 조선시대 법제(法制) 자료 즉 대명률(大明律)과 경국대전(經國 大典)부터 특히 조선 후기 속대전(續大典) 과 대전회통(大典會通) 등 1차적인 한문자 료를 분석하고 있다. Karlsson 박사의 연구는 먼저19세기 말 20세기 초 근대적 법 제도와 법질서 확립 과정에서, 을사보호조약이후 법 제도 근대 화 노력과 전통적 법 문화 보존, 그리고 한 일합방 이후 식민지 법 제도의 반동적 후 퇴 등을 다루면서 전통한국의 유교적 질 서와 유산이 얼마나 작용했는가 살펴보았 다. Karlsson 박사의 연구는 결국 오늘 날 남한 사회의 권위주의 정권하에서의 법 제 도와 문화 그리고 민주화 이후 한국의 법 제도와 문화 변화 등에서 유교적 잔재가 어떻게 청산되고 있는가 검증하는 단계에 와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