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관광 시장의 '큰손'이자 한국 관 광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중국인 관광 객(유커•遊客)이 일본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27일 일본정부관광국(JNTO)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을 찾은 유커는 총 499만4천 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는 전 년 ( 2 4 0 만 9 천 명 ) 보 다 107.3%(2.07배) 늘어난 것이며, 전달의 464만7천명보다도 7.5% 증가했다. 일본을 찾은 유커는 2014년 역대 최고 치를 기록한 후 지난해 11월에도 역대 11 월 기준으로는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연 일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유커가 일본으로 발길을 돌리면서 한 국 관광은 타격을 받고 있다. 지난해 방한 (訪韓) 유커는 598만4천명으로 전년(612 만7천명)보다 2.3% 줄었다.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5년을 살 펴보면, 이 기간 일본은 찾은 유커는 141 만3천명에서 499만4천명으로 253.4% 증가했다. 같은 기간 한국을 찾은 유커 는 187만5천명에서 598만4천명으로 219.2% 증가했다. 일본행 유커가 연평균 50.7% 증가할 때 한국행 유커는 43.8% 늘어나는데 그 쳐 증가 속도 면에서도 일본에 뒤처졌다. 일본행 유커는 2014년만 해도 한국행 유커에 비해 적었지만 지난해에는 한국 행 유커를 99만명 앞서며 역전했다. 방한 유커 감소의 1차적 원인으로는 지난해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 스) 사태가 꼽힌다. 지난해 1∼5월에는 매월 50만∼60만명 정도였던 방한 유커가 메르스 사태가 정 점에 달했던 6월과 7월에는 각각 32만명 과 26만명 수준으로 반토막났다. 9월부터 다시 50만명 이상 수준으로 회복했지만 연간 전체로는 전년보다 감 소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방한 유커 감소를 단순히 메르 스 사태와 같은 일시적 요인 탓으로 돌리 기는 어렵다. 일본의 대(對) 중국 관광정 책이 무서운 속도로 진화하고 있기때문 이다. 일본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 가 2012년 말부터 대규모 양적완화를 골 자로 하는 '아베노믹스' 정책을 펴면서 엔 저가 지속됐다. 외국인 관광객 입장에선 재정적 부담 이 완화된 환경이 만들어진 것이다. 여기에 일본 정부는 2020년까지 방일 관광객 2천만명을 만든다는 목표에 따라 비자 발급 요건을 완화했다. 전국적으로 항공 노선뿐 아니라 크루즈선 기항지와 항구 를 대폭 증편하는 정 책도 폈다. 일본은 지난해 11 월 '내일의 일본을 지탱하는 관광비전 구상회의'를 설치해 올해부터 연간 3천 만명의 외국인 관광 객을 받는다는 계획 을 실행 중이다. 일본정부 관광국 은 "지난해 베이징 (北京), 상하이(上海), 광저우(廣州)의 삼 대 시장 뿐만 아니라 청두(成都), 난징(南 京) 등의 지방 수요에 맞춰 규슈(九州) 지 방을 중점 종착지로 육성한 노력이 효과 를 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해 10월부터 공식 홈페이지 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4컷 짜리 만화를 연재해 중국인 여행객들이 일본 문화와 매너를 이해하는 것을 돕고 있다" 고 전했다. 한국은 중국뿐 아니라 미국, 동남아국 가 등을 포함한 전체 외국인 관광객 숫자 에서도 일본에 뒤졌다. 한국관광공사와 일본정부관광국에 따 르면 지난해 일본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은 총 1천973만7천명으로 방한 관광객(1 천323만2천명)을 추월했다. 일본 관광이 7년 만에 한국 관광을 전 반적으로 역전한 것이다.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 수는 2009년 781만8천명으로 당시 679만명이 었던 일본을 뛰어넘은 뒤 2014년까지 6 년 연속 일본을 제쳤다. 지난해 일본을 방문한 외국인 여행자 의 소비액은 역대 최대인 3조엔대 중반 (30조원대 중반)을 기록한 것으로 전해 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