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포재단 교사 초청 연수서 열띤 토론…196명 수료
'한글학교', '한국학교', '한인학교' 등으로 불리는 학교 이름을 통일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세계 각국의 한글학교 교사들 사이에서 나왔다. 재외동포재단이 주최하는 '2013 재외 한글 학교 교사 초청 연수'에 참가한 196명의 교사 는 7일 경기도 안산의 한양대 에리카캠퍼스 콘 퍼런스홀에서 열린 대륙별 교사 분임 토론에서 한국어뿐만 아니라 한국사와 문화를 가르치는 학교를 여러 이름으로 사용하고 있어 학생과 학 부모가 혼란스러워한다며 통합의 필요성을 제 기했다. 연수에 참가한 최정인 미주한국학교연 합회 회장은 "미주 지역의 학교들은 한국어뿐 만 아니라 다양한 수업을 통해 한국인의 정체 성도 심어주고 있어 많은 학교가 명칭을 '한국 학교'라고 쓰고 있다"며 "다른 지역의 '한글학교' 역시 인성교육 등 다양한 수업을 펼치고 있으 므로 단순히 어학만 전수하는 학교와 구별해야 한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전 세계에 재외동포 자녀를 대상으로 교육하 는 한글학교는 2천여 개에 달한다. 이들 학교를 지원하는 재외동포재단에서 쓰는 공식 명칭은 한글학교 이다. 재단 관계자는 "교육부가 지원하는 한국학 교와 혼선을 피하려고 한글학교 명칭을 사용하 고 있다"며 "자발적으로 설립된 학교 명칭을 어 느 것으로 하라고 강제하기 쉽지 않다"고 고충 을 털어놓았다. 교육부는 해외에서 현지 정부의 인가를 받은 정식 학교에 한해 '정규 한국학교' 로 인정해 교사 파견 등을 지원해주고 있으며 전 세계 15개국에 30개교가 있다. 신현숙 유럽 한글학교협의회장은 "한인학교는 교육 대상이 한인에만 국한된 것이고 교육부 인정 한국학교 는 정규과목을 다 가르치는데, 동포 자녀를 대 상으로 하는 학교도 한국학교라는 명칭을 쓰고 있으므로 혼선이 오는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는 통합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8개 대륙별 한글 학교협의회 대표들은 토론에 이어 열린 간담회 에서 장기적으로 학교 명칭 통일과 브랜드화를 위해 협의해 나가기로 의견을 모았다. 고정미 뉴질랜드 와이카토 한국학교 교장은 "18년 전 학교 설립 당시에는 수학, 과학 등 모든 과목을 가르쳤기에 한국학교로 정했지만 지금 은 한국어, 역사, 문화 수업이 중심이라서 명칭 을 바꿀 필요가 있다"며 "관련 기관들이 모여 명칭을 통일해주었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교사들은 또 학교 교육이 성공하려면 가정과 잘 협력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학부모의 관심을 촉구했다. 신현숙 회장은 "한글학교에 자녀를 보내는 것만으로 한국어 실력과 정체성이 키워 질 것으로 기대하는 것은 오산"이라며 "학부모 참여수업, 숙제 확인, 한국어로 대화하기 등 가 정에서 부모가 협력해줘야 교육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창성 이탈리아 로마 한인학교 교장은 "학 부모와 정기적으로 간담회를 열어 교육 현황을 알려주고 있다"며 "어버이날 편지 쓰기와 각종 경연대회 개최를 통해 학부모의 관심을 유도하 고 있다"고 사례를 소개했다. 박 교장은 이어 "현지 출생으로 이탈리아 국 적을 취득했음에도 한국 군대에 자원입대하는 한글학교 출신 학생이 늘어나고 있다"며 "올바 른 정체성을 심어준 덕분"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토론에서는 학생들에게 한국어에 대한 흥미와 열의를 불어 넣기 위한 교사들의 다양 한 노력도 소개됐다. 이애란 케냐 한글학교 교 사는 "여러 음식을 활용해 직접 만들고 먹어보 고 또 그 느낌을 글로 표현하게 하여 학생들의 오감 증진과 참여율 제고를 꾀하고 있다"며 푸 드 아트를 통한 글쓰기를 소개했다. 중국 베이징 한글학교의 김매선 교사는 "TV 예능 프로그램에 흥미를 느끼는 아이들에게 주 입식 일반 수업은 흥미를 떨어뜨릴 뿐"이라며 " 재미를 통한 수업 참여 유도를 위해 KBS 2TV '1박2일'의 행동과 표정으로 단어 맞히기, KBS 1TV '가족오락관'의 '이구동성(異口同聲) 게임, KBS 2TV '스타 골든벨'의 '한 글자 말하기' 등 을 활용하고 있다"고 밝혀 주목을 받았다. 이날 토론회를 끝으로 7박8일의 일정을 마친 교사들은 한양대 에리카캠퍼스 게스트하우스 서 열린 수료식에 참석했다. 조규형 재외동포재단 이사장은 수료식에서 " 교사 여러분의 열정과 봉사 덕분에 차세대가 정 체성을 유지하고 나아가 동포사회와 모국 상생발 전의 밑거름이 되고 있다"고 치하하고 "정부 예산 삭감 분위기 속에서도 한글학교를 지원하는 교육 예산은 한 푼도 줄이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재외동포재단은 전 세계 한글학교 교사의 교 육 역량 강화 및 교사 간 교류 활성화를 위해 1998년부터 매년 교사 초청 연수를 개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