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통령 출마로 '가문의 부활' 노리는 마르코스 아들 견제 의도 관측
필리핀의 독재자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전 대 통령 일가의 부정축재 재산을 환수•매각하려 는 필리핀 정부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29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필리핀 대통령 직 속 바른정부위원회(PCGG)는 마르코스 전 대통 령 일가가 보유했던 200여 점의 미술작품을 찾 기 위해 다음 달 제보 웹사이트를 개설할 계획 이다. 마르코스 전 대통령의 재임 시절인 1970 ∼1980년대 부인 이멜다 등 그의 가족이 반 고 흐, 피카소 등 유명 화가의 그림을 포함해 각종 명화를 수집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아직 소재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필리핀 정부는 국민 제보를 바탕으로 이들 작품의 행방을 파 악, 몰수할 계획이다. 필리핀 정부는 마르코스 전 대통령이 1986 년 민중 봉기로 퇴진할 때 몰수한 이멜다의 소 장 보석 700여 점에 대한 감정을 지난주 세계 적 경매회사인 크리스티와 소더비에 의뢰해 실 시했다. 필리핀 정부는 감정 결과가 나오면 경 매를 추진해 수익금을 국고로 환수할 계획이 다. 1991년 감정 때 이들 보석의 가격은 600만∼ 800만 달러(69억∼92억 원)로 평가됐으나 지금 은 이보다 훨씬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마르코스 전 대통령은 1965년 대통령에 당 선된 뒤 1972년 계엄령을 선포하며 독재자 의 길로 접어들었다. 1986년 하와이로 망명해 1989년 그곳에서 72세를 일기로 숨졌다. 마르코스 전 대통령의 추방 당시 대통령궁에서는 1천 켤레가 넘은 이멜다의 신발이 발견되 기도 했다. 이멜다는 이런 심한 낭비벽 때문에 ' 사치의 여왕'으로 불렸다. 필리핀 정부가 이처럼 부정축재 재산 환수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은 정권 재창출을 노리는 마르코스 가족의 과거 부패상을 부각시켜 견제하려는 의도라는 관측 이 나온다. 마르코스 전 대통령의 아들인 마르 코스 주니어 상원의원은 내년 5월 대통령 선거 와 함께 치러지는 부통령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지난 10월 초 선언했다. 당시 이멜다는 대통령 이 아닌 부통령 선거에 나서기로 한 아들의 결 정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러나 앤드루 데 카 스트로 PCGG 위원은 이멜다 소장 보석의 감정 및 경매 추진과 관련, "마르코스 주니어 상원의 원이 부통령 선거 출마 의사를 밝히기 전에 결 정된 일"이라며 정치적 의도를 부인했다. 마르코스 주니어 상원의원은 정부의 이런 움 직임에 관심이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