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중국에는 기술, 일본에는 가격 경쟁력 에서 우위를 누려왔던 한국 산업이 중국의 기 술력 향상과 일본의 엔화 약세 탓에 이제는 샌 드위치가 아닌 샌드백 신세가 되고 있다는 진 단이 나왔다. 6일 전경련이 국내 주요 업종별 단체 및 협 회 30곳을 대상으로 한 '한중일 경쟁력 현황'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 단체 24곳 중 19곳 (79.2%)은 한국이 기술에서 이미 중국에 추월 당했다고 판단하거나 3년 이내에 추월될 것으 로 전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과의 비교에서는 응답 단체의 65%가 기 술 면에서 여전히 뒤처져 있다고 답했으며 심 지어 가격 경쟁력에서 일본과 유사 또는 열세 라고 응답도 70%나 됐다. 향후 중국과의 경쟁에 대해 응답단체 91.7% 가 부정적으로 내다봤고 일본과의 경쟁력 전 망에서도 65%가 악화를 예상하는 등 우리나 라 산업계의 위기감이 매우 높은 것으로 조사 됐다. 전경련은 "국내 산업이 '중국에는 기술 우위, 일본에는 가격 우위'에 있다는 공식이 깨 지고 기술과 가격 경쟁력을 모두 잃어가는 샌 드백 신세가 되고 있다"고 풀이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또 현 경제상황에 대해 30 개 중 20개 단체(66.7%)가 '매우 심각하며 장 기간 지속될 것'이라고 진단한 반면 '위기 수준 이 아니다'와 '다른 나라에 비해 좋은 상황'이라 고 응답한 곳은 3곳(10%)에 불과한 것으로 나 타났다. 2008년 금융위기와 비교해 경기 체감수준 은 어느 정도인지를 묻는 질문에는 30개 중 7 개 단체(23.3%)는 '더 크다'고 답했고 15개 단 체(50%)는 '비슷하다'는 반응을 내놓았다. 중국•일본과의 경쟁우위 확보를 위해 정부 가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사항에 대해 30개 단체 중 15곳은 '기업규제 완화'라고 답했다. 그 뒤를 이어 '법인세 인하, 세액공제 확대 등 세제 감면' 11곳, 'R&D 지원' 8곳 등 순이었다. 전경련 유환익 산업본부장은 "기업이 성장 한계를 돌파하고 미래 신산업을 육성할 수 있 도록 정부의 과감한 규제개혁과 정책적 지원 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13∼16일 이메일로 진 행됐다. 참여한 업종별 협회는 대한건설협회, 대한방직협회, 대한화장품협회, 한국기계산업 협회, 한국반도체산업협회, 한국석유화학협 회,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한국전기산업진흥 회, 한국철강협회, 한국항공우주산업진흥협 회 등 30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