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정부가 이슬람 최대 반군단체와 맺은 평화협정의 이행이 차질을 빚고 있다. 7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필리핀 정부는 작년 9월 남부 민다나오섬 일대에 이슬람 자치지역을 신설하는 내용의 '방사모르 기 본법안'을 의회에 제출했지만 아직 제대로 심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필리핀 정부와 모로이슬람해방전선 (MILF)은 40여 년에 걸친 분쟁을 끝내려고 작년 3월 평화협정을 체결했다. 이후 필리핀 정부는 이슬람 자치정부에 국방, 외교, 통화정책 등을 제외하고 상당한 권한을 부여하는 법안을 마련했다. 그러나 필리핀 정부가 지난 1월 민다나오 섬 마긴다나오주에서 이슬람 테러용의자 체 포작전을 벌일 때 MILF와의 교전으로 경찰 관 40여 명이 숨진 사건과 관련, 책임자를 먼저 처벌해야 한다는 여론 때문에 평화협 정 이행에 제동이 걸렸다. MILF가 지난 6월 무기 일부를 반납해 우 호적인 분위기가 조성되는 듯했지만 의회 내 부정적 기류가 여전히 남아 있어 연내 방 사모르 기본법안 처리가 어려울 것으로 전 망된다. 집권당의 넵탈리 곤살레스 2세 원내총무 는 올해 마지막 회기가 며칠 남지 않은 상황 에서 하원 본회의에 상정해도 통과에 필요 한 정족수를 채울 수 있을지 우려된다고 밝 혔다. 이에 따라 정치적 부담을 우려한 의원들 의 소극적 태도로 평화협정 이행 법안이 장 기간 표류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MILF는 1970년대 분리 독립을 내걸고 반정부 투쟁에 나섰으며 그동안 정부군과 반군 병력, 주민 등 약 15만 명이 희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