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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대포에 헬기 위협까지...갈수록 격해지는 필-중 갈등

등록일 2024년03월27일 21시00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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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수산자원국이 공개한 중국헬기의 호버링 모습 사진 필스타

 

 

23일 토요일 파그-아사 섬 근처에서 중국인들에 의한 또 다른 해상 괴롭힘의 사례가 보고되었다 샌디 케이라고 불리는 모래톱에서 연구 작업을 하고 있는 필리핀 과학자 그룹을 위협하기 위해 출동한 중국해군 헬기의 호버링에 의해 날린 산호조각과 돌에 일부 과학자들이 부상을 입었다.

어업 및 수산 자원국(BFAR)이 공개한 2분짜리 비디오에는 중국 국가 표시가 선명한 기체번호 57번인 흰색 헬리콥터가 모래톱에 접근하여 필리핀 대학 생물학 및 국립 어업 연구 개발 연구소(UP-NFRDI)의 해양조사 그룹의 약 50피트 상공에서 호버링을 유지한체 머물렀다.
헬기가 호버링하는 동안 일으킨 강한 바람은 과학자 그룹이 서있기도 어렵게 만들었고 정박한 보트도 섬 외곽으로 밀어내었다. 연구원 중 한 명은 익사 위험까지 경험했다.
이들의 신원이나 부상 정도 등 다른 자세한 내용은 보고되지 않았다. BFAR에 따르면 이들은 안전을 위해 모래톱에서 철수했다. 이날 해양조사 그룹은 파그-아사 섬에 중국해안 경비대와 헬기의 위협에도 불구하도 4시간동안 머물며 임무를 완수했다고 BFAR는 밝혔다.
같은 날 중국 해안 경비대가 아융인 숄에 주둔한 BRP 시에라 마드레에 재보급을 시도하던 필리핀 해안경비대 선박에 진로 차단과 강력한 물대포 공격이 있었다.
이로 인해 필리핀 보급선 우나이자 메이4(Unaizah May 4 이하 UM4)호의 유리창이 파손되고 유리파편으로 인해 4명의 승무원이 부상을 입었다.
필리핀 해안경비대 남중국해 담당 대변인 제이 타리엘라는 별도의 성명을 통해 필리핀 호위함인 BRP Cabra호가 토요일 새벽 중국 해안경비대 3척과 다른 선박들에 의해 "공격을 받고 포위됐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BRP Cabra호가 호위하던 UM4호가 분리되었다고 전했다.

중국 해안경비대는 이번 사건을 보도하면서 필리핀인 34명이 티에셴 자오라고 부르는 암초에 "불법적으로" 상륙했다고 밝혔다. 필리핀은 파가사를 Cay 2라고 부른다.

남중국해에서 발생한 중국의 잇따른 물대포 공격이 필리핀과 미국의 상호방위조약을 시험대에 올리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6일 보도했다. 사실 본격적인 무력 공격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강도 높은 도발 행위인 중국의 물대포 공격이 잦아지면서 미국이 1951년 필리핀과 체결한 방위조약에 따른 개입 여부를 고심하고 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지난 23일 중국의 해안경비대 함정들이 남중국해에서 

필리핀 목제 보급선에 강력한 물대포를 발사했으며, 이는 8개월 새 벌어진 6번째 공격"이라고 전했다.
이 공격 이후 필리핀 외교부는 자국 주재 중국대사관 공사를 불러 강력하게 항의했지만, 중국 해경은 "필리핀 선박들이 중국 영해를 침범해 법에 따라 통제 조처를 했다"고 맞섰다.
중국과 필리핀은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제도의 세컨드 토머스 암초(중국명 런아이자오·필리핀명 아융인) 부근에서 충돌을 거듭하고 있다.
필리핀이 1999년 해당 암초에 좌초한 자국 군함을 지킨다는 명분으로 해병대원을 상주시키고 물자를 보급해왔으나, 중국이 이를 저지하기 위해 필리핀 보급선에 물대포 발사와 선박 충돌로 접근을 차단하는 일이 반복되고 필리핀도 강력히 대응하고 있다.

토머스 암초에 대해 필리핀은 자국의 배타적경제수역(EEZ)에 포함된다는 입장인데, 이는 남중국해에 U자 형태로 9개 선(구단선)을 긋고 이 안의 약 90%가 자국 영해라는 중국 주장과 충돌한다.

문제는 물대포 공격이다. 중국은 상대적으로 덩치가 큰 해양 경비선을 동원해 필리핀 선박을 밀어내면서 '성능 좋은' 물대포 공격을 병행하고 있다.
이 통신은 중국의 물대포 공격이 미국과 필리핀 간 방위조약을 발동시킬 수준은 아니더라도 적어도 '무장 공격'으로 간주할 수 있어 미국이 필리핀을 더 지원토록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짚었다.
실제 지난 주말 미 국무부는 성명을 통해 중국이 남중국해의 불안정을 조장하고 항행의 자유를 방해하고 있다면서 무력 공격이 발생할 경우 필리핀을 방어하겠다는 약속을 재확인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 물대포 공격이 전형적인 '회색지대 전술'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지난 19일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이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미국과의 방위조약이 발동되려면 "실존적 위협"에 직면해야 할 것이라면서 필리핀은 "냉철하고 신중하게 중국의 침략에 대처하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강조한 점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               
마닐라서울편집부

발행인 양한준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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