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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협 인터뷰] 언협이 만난 사람 '주필리핀한국문화원 김명진 원장'

등록일 2024년03월16일 17시04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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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필리핀언론인협회는 지난 2월 28일(수) '국제교류 전초기지' 역할을 하는 주필리핀한국문화원을 찾아 한필수교 75주년을 맞아 대사관과 문화원이 준비 중인 연중행사 일정과 문화원의 활약상에 대하여 김명진 원장과 인터뷰를 나누었다. 

 입구에서 기자를 맞이한 이두경 팀장과 정혜주 PR 담당자은 인터뷰에 앞서 5층에서 전시 중에 있는 “상상의 풍경, 디지털로 만나는 한국 미술” 관람을 권했다.  이미 필리핀 관객들이 긴 의자에 앉아 전시를 관람하고 있었다.
 “상상의 풍경, 디지털로 만나는 한국 미술”은 국립중앙박물관이 기획 제작한 신기술융합콘텐츠 영상 기반의 전시로 천정에 달린 10대의 프로젝터가 전면과 좌, 우 벽면, 바닥에 빈틈없이 영상물을 투사해 몰 입감을 극대화 한 것이 특징이다. 정적인 한 장의 그림에서 모티브를 얻어 다양한 이야기를 디지털로 다이내믹하게 풀어내고 있다. 
 
인간의 시야각은 좌우 180~210도, 상하 120도 내외라고 하는데, 시야각을 넘어 고개를 이따금 돌려 좌우와 바닥을 봐야 할 만큼 영상에 빠져들게 만든다. 보통 관객들이 전시물 앞에 서서 수동적으로 관람하고 관련 해설을 딱딱한 텍스트로 듣거나 보지만, 이 전시는 인간의 시야각을 모두 활용하는 이유로 아이맥스 영화관이나 체감형 테마파크 어트랙션과 같은 느낌에 근접한 또 다른 매력을 느끼게 한다.
 약 30여분인 상영시간 동안 총 4편의 에피소드(강산무진도, 왕의 행차, 총석정, 모란)가 선을 보인다. 에피소드의 출발은 조선시대 제작된 작품들을 중심으로 작품 구성 요소 하나하나를 해체하고, 재구성해 그림이 그려졌던 시기, 화자의 시선, 모델이 된 대상들 곁으로 관객들을 안내했다. 이러한 방법을 통해 생생한 몰입감과 작품이 말하고자 하는 의도 전달을 극대화 한다. 

 인물들이 많이 등장하는 '강산무진도'와 '왕의 행차' 에피소드 에서는 3D 모델링과 카툰렌더링 기법, 모션캡쳐 기술 등을 동원해 그림 속 인물들에게 생명력을 불어넣었다. 이런 디지털 전환 제작 과정에서 흔히 발생할 수 있는 과장이나 생략 같은 오류를 최대한 배제한 채, 그림 속 그대로의 모습을 담백하게 재현하고, 인물들의 아기자기한 움직임 연출 등을 통해 자칫 지루하거나 산만해지기 쉬운 상영시간 내내 관객들을 전시에 몰입시키는 힘도 지니고 있었다. 

 '총석정'편에서는 공중과 수중을 넘나들며 관객들을 마치 테마파크 어트랙션에 온 듯 한 느낌을 주게 만든다. 모란 편에서는 관객이 벌이나 나비가 되어 꽃 사이를 누비듯 한 몽환적인 느낌을 선사한다. 이두경 팀장은 "여성 관객들이 모란 편을 특히 좋아한다."고 귀띔했다. 전반적으로 만족도가 높은 전시이다. 

 문화원 인터뷰에 앞서 1~2주 간격으로 필리핀 국립박물관과 테마파크의 체감형 시설 관람을 마친 상태여서 좋은 비교가 되었다. 문화원이 아닌 필리핀 사람들이 많이 찾는 장소에서 이 같은 전시를 했다면 아마도 수십만 명이 관람하고 호평을 아끼지 않는 성과를 거두었을 것으로 보인다.

 이 전시는 국립중앙박물관이 한국실 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필리핀에서 선보이는 첫 번째 성과라고 한다. 전시는 지난 1월 19일(금)부터 오는 6월 29일(토)까지 5개월 동안 타귁에 위치한 주필리핀한국문화원 5층 전시실에서 계속 될 예정이다.

 ◆ 문화원의 역할과 과제에 대하여
 자리를 옮겨 4층 회의실에서 김명진 원장과 본격적인 인터뷰를 진행했다. 인터뷰에는 이두경 팀장과 정혜주 PR 담당자가 배석했다.  

 ◎ 질문1. 한비수교 75주년 기념해 대사관과 문화원이 준비하는 행사에는 어떤 것이 있나요?

 ◇ 답변 : 크고 작은 많은 행사와 전시, 기획 등이 있는데, 협의가 계속 진행되는 중이라 우선적으로 큰 행사기획만 먼저 말씀드리면, 상반기에는 관람하신 ○ 국립중앙박물관 실감형 전시인 '상상의 풍경, 디지털로 만나는 한국 미술'이 있고 ○ 찾아가는 문화행사의 일환으로 마닐라와 세부 2개 지역에서 코리아 페스티벌 개최할 계획이며 ○ 필리핀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연주하게 될 '한국 드라마 OST 콘서트'가 진행될 예정이다. 이 콘서트가 상당히 흥미로운 콘서트가 될 것이다.

 하반기에는 한국 영화제, 국립한글박물관의 한글 전시, 국립민속박물관의 매듭 전시가 예정되어 있다. 자세한 사항은 정해지는 대로 알려드리겠다.
  
 ◎ 질문2. 문화원에서 진행되는 개설 강좌에 대해 관심이 많은데, 현재 문화원에서 진행되는 강좌 및 현황은 어떻게 되나요?  

 ◇ 답변 : 현재 문화원에는 태권도, 한글, 요리, 민화 등의 문화강좌와 함께 한국어를 교육하는 세종학당이 개설되어 있다.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강좌 일정이 있고, 일요일에만 쉰다. 문화원 내부시설 만큼은 아주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이해해 주시기 바란다. 

 (편집자 주) 주필리핀한국문화원은 2011년 7월 19일 공식 개원(전 세계 위치한 문화원 중 20번째)했다. 기존 임대건물에서 현재 위치의 단독 건물로 단장을 마치고 2022년 3월 재개원했다. 문제는 현재 위치가 기존 위치보다는 대중교통을 이용한 접근성이 떨어지고, 문화원의 자체 주차면이 7면에 불과해 이용 편의성 문제가 여전하다는 것이다. 직원 및 문화원 관용 차량을 제외하면 실제 방문객이 이용 가능한 주차면수는 4~5면에 불과하다. 

 대사관과 문화원의 주차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대사관 주차 민원 발생의 대부분은 민원실 방문자들에 의해 제기된다. 비자신청센터 개소와 관련해 이 문제는 어느 정도 해소가 된 상황이다. 대사관은 주요보안시설이기에 외부인의 출입을 엄격하게 통제하는 것은 맞다. 하지만 대사관 다목적 홀이 투표소로 탈바꿈하는 선거 날이나, 불특정 다수가 아닌 특정인들만이 참석하는 대사관 주관 미팅이나 행사시에는 주차장 개방 여부에 대해 공관장은 융통성을 발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문화원 역시 재개원식에 많은 초청 귀빈과 일반 참석자, 취재진이 몰리다보니 의전이나 주차 문제가 발생했다. 재개원식과 관련된 논란으로 전임 문화원장은 한인사회와 큰 홍역을 치렀다. 이후 한인초청재개원식 행사시 문화원측은 아예 타귁시와 협의해 2~3분 도보 거리 국립묘지 입구 쪽 도로변에 임시 주차장을 지정해 주차 문제를 해결했다. 하지만 매번 이렇게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다시 말해 현 문화원 내에서 아무리 좋은 내용의 행사나 전시, 강좌가 있더라도 방문객의 접근성이 떨어지면 의미가 반감 할 수 밖에 없다. 

 ◎ 질문3. 해외문화원은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해외문화홍보원(줄여 '해문홍')에 소속된 현지 파견 기관이다. 해문홍의 전신은 공보부, 국정홍보처이다. 해서 질문 드린다. 정부 정책 및 국정 홍보 관련 보도 자료를 보내주시는 전담 부서 및 담당자는 정확하게 어디 누구인가? 대사관인가? 문화원인가? 전에는 대사관에서 정무담당이나 교민담당 영사가 직접 저희에게 보내주거나, 아니면 문화원에서 부처 보도 자료를 모아 배포하는 경우가 있는데 요새는 정부 정책 및 국정 홍보 관련 보도자료 배포가 거의 없다. 일례로 윤석열 대통령과 마르코스 대통령 정상회담 보도자료 역시 저희가 따로 정책브리핑 사이트나 대사관 홈페이지를 찾아봐야 했다. 

 ◇ 답변 : 문화원은 문화에 관련된 것만 전담한다. 문화원이 없는 지역은 대사관 문화 담당자가 그 역할을 대신한다. 
 
 ◎ 질문4. 현재 문화원은 세종학당 역할을 하고 있다. 문화원에서 진행하는 한글강좌는 평생교육원 같은 단순 취미반인가? 아니면 결혼이민자 수료증 부여나 한국어 시험을 목표로 하는 기능반 같은 성격인가요? 

 ◇ 답변 : 현재 필리핀에는 세종학당이 6곳 (까인따, 발랑가시티, 산후안, 세부, 퀘존, 문화원)이 있으며, 문화원 세종학당을 포함한 모든 세종학당은 세종학당재단으로부터 지정을 받아 운영 중에 있다. 
문화원에서 개설한 한국어 강좌는 시험이나 비자 등을 위한 수업이라기 보다는  한국어 및 한국문화 보급을 통한 상호 문화교류 확대에 초점이 맞춰있다. 

(편집자 주) 필리핀에 체류하는 국민의 자녀나 필리핀인이 한글을 배울 수 있는 곳으로 한국국제학교, 세종학당, 한글학교가 있다. 

 대사관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결혼이민자 비자발급 요건(2024.1.4 기준)을 보면 결혼이민자의 한국어 구사 능력 비자발급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한국교육원 이수증 혹은 세종학당 수료증을 제출하거나 또는 한국어시험(TOPIK) 1급 이상이어야 한다. 

 한국국제학교는 우리나라 교육부의 인가와 지원을 받는 국내 학교 진학이 가능한 정규 학교이다. 
 세종학당재단은 해외문화홍보원과 마찬가지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한국어 시험(TOPIK)은 교육부의 책임운영기관인 국립국제교육원에서 시행한다. 한국어 시험 일정은 국내시험과 해외시험으로 나뉘는데, 해외시험은 한국교육원이나 세종학당에서 대행한다. 필리핀에는 현재 한국교육원이 없기에 세종학당이 이를 대신하고 있다.
  * 해외시험은 국립국제교육원으로부터 시행기관으로 지정한 기관에서 시행하며, 일반적으로 한국교육원이 있는 곳은 한국교육원이 시행기관 역할을 수행하며, 교육원이 없는 지역에서는 문화원, 세종학당, 현지 대학 등 시행기관으로 지정된 기관에서 시행한다. 
 한글학교는 외교부 산하 해외동포청의 지원을 받으며, 한글을 체험하고 배우는 기능적 측면 초점을 맞춘 시설이다.    

 정리해 보면, 교육부, 문화체육관광부, 외교부 3개 부처에서 산하기관을 통해 해외에 있는 국민의 자녀나 외국인들의 한글 교육을 지원한다. 이중 학력을 인정받는 것은 한국국제학교 뿐이고, 비자발급 관련 요건을 충족시킬 수 있는 곳은 세종학당이나 한국교육원이 있다. 

 재외동포 자녀와 주재국 국민에게 한글교육 관련해 우리 정부가 많은 지원과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보이나 실수요자들은 관련 정보도 접근도 원활치 않은 입장이다. 3개 부처로 분산된 해외 한글 교육에 대한 종합적인 정책과 컨트롤 타워가 필요해 보인다.

 ◎ 질문5. 일각에서 문화원 행사 프로그램이 단조롭고 변화가 없다는 지적이 있는데 이에 대한 의견은 어떠신지요?  그리고 문화원이 주재국 국민만을 대상으로 우리 문화를 소개하고 전파하는 기관이라며 의도적으로 한인사회와 거리를 둔다는 지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 답변 : 보신 것처럼 필리핀에서 최초로 전시되는 실감형 전시도 있고, 관객과 함께 호흡하고 참여하는 행사, 찾아가는 행사 등으로 변화를 주려 노력하고 있다. 
 
 거리를 둔다는 지적은 조금 오해가 있는 것 같다. 문화원은 주재국 국민뿐 만 아니라 한인사회와 소통하고, 한인들 역시 즐길 수 있는 행사나 전시를 한다. 예로 작년 10월 한글날을 기념해 기획된 한국문학연계 행사의 일환으로 필리핀을 다녀 간 정유정 작가의 북콘서트 같은 경우 교민 분들도 많이 참석하셨고, 또 좋아하셨다. 또 작년 로빈손 몰에서 열린 한필문화교류축제 역시 문화원이 한인회와 함께 준비해 좋은 호응을 얻지 않았나? 문화원은 한인사회와 소통하고, 또 양국 국민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다양하고 유익한 행사를 기획 할 예정이다.
 
 ◎ 질문6. 문화에 대한 원장님의 철학은?
 ◇ 답변 : 얼마 전 한국에서 세계 각국에 파견 나가 있는 문화원장이 한 자리에 모인 '문화원장 회의'를 했다. 거기에서 문화원을 '국제교류 전초기지'라고 표현하더라! 우리 문화를 알리고 전파하는 것이 문화원의 주요 임무이자 역할이지만, 그것이 일방적이라면 오히려 역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고 본다. 필리핀 상원의원 중 한 분(영화배우 출신인 징고이 에스트라다가 한국 드라마의 범람, 필리핀 영화나 드라마의 쇠퇴를 지적했다 부정적 여론에 시달린 사건)이 비슷한 발언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 필리핀에도 많은 문화가 존재하고, 또 자국 문화에 대한 자긍심이 깊다. 따라서 우리 문화를 일방적으로 필리핀에 알리기보다는, 양국 문화를  함께 자연스럽게 소개하는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얼마 전 인트라무스에서 진행했던 한복 입어보기와 바롱 입어보기 행사가 좋은 예라 생각된다. 다양한 문화를 접해 볼 수 없는 이들을 위해 찾아가는 문화 서비스에도 신경을 쓸 예정이며, 함께 공감 할 수 있는 문화 서비스를 준비할 계획이다. 그리고 한인사회와의 소통 역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문화원 행사나 전시에 한인 분들이 많은 관심을 가져 주셨으면 한다. 주필리핀한국문화원은 한국문화 프로그램에 관심 있는 여러분의 방문과 참여를 언제나 환영한다.

 (편집자 주) 문화란 무엇인가? 이 질문에 쉽게 답할 수 있는 이는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아마도 자신이 존재하는 공간, 자신이 시야가 닿는 곳, 자신의 의식과 인식이 닿는 곳, 그 속에서 우리들이 살아가는 현재의 모습 그 자체이며, 우리의 정체성에 대한 모든 것을 아우르는 포괄적인 답일 것이다. 그만큼 추상적이고 광범위한 영역이자 업무이다. 한글을 말과 언어, 우리 민족만의 정체성으로 해석하는 이가 있는 반면, 소통 수단, 인정이자 인증으로 삼는 이들도 있다. 문화원을 담당하는 부처 역시 문화와 체육, 관광까지 융합된 부처이다. 여러 부처에 걸쳐진 경계가 다소 모호한 다양한 임무를 소화해야 하는 자리이다. 잘하면 그만, 조금이라도 실수하면 싫은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자리이다. 그의 활약을 기대해보자!

 ※ 김명진 원장은 문화체육관광부 소속 공무원으로 15년 근무했으며, 성공적인 행사로 평가받는 평창 동계올림픽과 장애인 올림픽 행사 준비를 한 경험을 가지고 있는 행사와 기획 전문가이기도 하다.  

<재필리핀한인언론인협회> 

발행인 양한준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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