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이 민간인의 반자동 소총 소유를 앞두고 뜨거운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민간인 반자동 소총 허용은 총기를 사용한 범죄와 테러, 반군의 무장이 증가하리란 우려가 나온다.

지난 4일 필리핀 경찰(PNP)은 “소총, 특히 7.62 이하의 소총을 소지한 민간인은 반자동으로 분류되는 총기와 함께 민간인 면허를 받을 수 있다”고 발표했다. 
최근 공화국법(RA) No. 10591호 포괄적 총기 및 탄약 규제법의 시행 규칙 및 규정 (IRR)이 부분 개정되면서 “소총의 구경을 초과하지 않는”이란 규정이 삭제돼, 소형 무기는 완전 자동 발사가 되는지 아닌지로 따지게 됐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결과적으로는 “구경 7.62㎜ 이하의 반자동 소총을 소형 무기로 간주해, 민간인이 소유할 수 있다”는 것이 경찰의 설명이다. 유엔마약범죄사무소(UNODC)는 반자동 총기를 ‘방아쇠를 당길 때마다 한 발씩 발사하고 자동으로 장전되는 총기’로 정의한다.
장 파자르도 필리핀 경찰 대변인은 “소유 허가를 받았더라도 반자동 소총을 운반하거나 야외로 들고 나가려면 별도의 허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개정안이 이미 공표 절차를 밟고 있으며 오는 15일 이후부터 발효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개정안은 총기의 위력이 크기나 구경이 아니라 사격 모드, 즉 전자동인지 반자동인지에 따라 달라진다는 근거로 '경무기의 구경을 초과하지 않으며'라는 문구를 삭제했다. 경무기로 분류되는 기준 중에는 법 집행의 전유물인 전자동도 포함된다.

파자르도는 이 문구를 삭제함으로써 7.62mm 이하의 반자동 소총을 소형 무기로 간주하고 민간인이 구입하여 소유할 수 있다는 실질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행을 앞두고 총기를 사용한 범죄가 늘어나리란 지적이 이어진다. 정치권에선 특히 내년 선거를 앞두고 범죄와 테러 위협이 증가하리라 우려했다. 아이미 마르코스 상원의원과 리사 혼티베로스 상원의원은 공공질서에 미치는 영향으로 최근 PNP의 움직임에 우려를 표명하면서 RA 10591의 개정 필요성을 제기했다. 
프란치스코 톨렌티노 상원의원은 국가의 평화와 질서 상황에 민간인이 반자동 소총을 소유할 수 있도록 하는 효과에 대한 더 깊은 연구를 촉구했다.

이전까지 필리핀 공화국법과 시행규칙, 종합 총기 및 탄약 규제법에 따라 필리핀의 민간인은 소형 무기만 취득 및 소유할 수 있었다. 소형 무기는 “주로 개인용으로 설계된 총기 또는 일반적으로 손이나 어깨에서 발사할 수 있는 무기를 의미하며, 완전 자동 발사가 불가능하고 소총의 구경을 초과하지 않는 총기”로 정의됐다.
카를로스 이사가니 사라테 전 의원은 “이 값비싼 ‘장난감’을 살 자금이 있는 엘리트 계층의 총기 문화를 부추길 것”이라며 “또한 이 정책은 선거 기간에 군벌의 무기고를 채울 것이다. 이 정책은 폐기돼야 한다”고 래플러와의 인터뷰를 통해 밝혔다.

로널드 "바토" 델라 로사 상원의원은 필리핀 경찰이 민간인이 반자동 소총을 소유할 수 있도록 하는 포괄적 총기 및 탄약 규제법의 시행 규칙 및 규정(IRR)을 개정에 찬성했다.

두테르테 전 정부의 첫 필리핀 국가 경찰 총장어었던 델라로사는 총기 애호가의 한사람으로서 대중의 총기에 대한 접근이 금지되면 불법 총기가 확산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총기 애호가인 후안 미겔 주비리 상원의장은 총기 소유자들에게 면허증을 발급하기 전에 PNP가 엄격한 조사를 실시할 것을 확실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1994년 불법 총기 소지로 유죄 판결을 받은 로빈 파딜라 상원의원은 이런 총기를 소유할 수 있는 사람들은 예비역으로 입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소총탄의 구경은 미리(mm)로 나타내며 소련이 개발한 AK-47이 대표적인 7.62mm탄을 사용한다.
소련은 1974년 7.52mm탄의 소지탄수에 대한 문제로 5.45mm를 개발했는데 7.63mm탄의 운동에너지가 2,000줄인 반면 5.45mm탄의 경우 1,400줄로 방탄조끼를 관통하지 못하는 문제점이 지적되었다. 
미국은 아프카니스탄 전쟁 등에서 지적된 기존 5.56mm탄의 운동에너지 부족을 극복하기 위해 6.8mm탄을 개발했다. 
그만큼 소총탄의 구경은 살상력과 직접적인 연관성을 가지고 있다. 
총기로 인한 사건사고가 빈번한 필리핀에서 민간에 대한 합법적인 반자동소총 허용이 어떠한 영향을 가져올지 우려가 되는 부분이다.
마닐라서울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