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회에서 민다나오에 60번째로 건설한 학교인 산미구엘 고등학교 준공식 사진 JTS
키탕글라드산 해발 1,200m의 깊숙한 원시림에 위치한 알라원 초등학교 사진 JTS
얼마전에 막사이사이상 수상식 기조연설자로 초청되어 필리핀을 방문했던 법륜스님이 지난 12월 12일 필리핀을 다시 찾았다.
이번 방문은 정토회(JTS)가 지난 1년동안 민다나오 지역에 지은 4개 학교의 준공식에 참여하기 위함이다. 12월 12일부터 15일까지 4박 5일간의 일정으로 진행된 이번 필리핀 방문에는 김홍신 작가와 노희정 작가 등이 동행하였다. 12일 새벽 0시 40분에 한국을 떠나 NAIA공항에서 필리핀 정토회 회원들과 합류해 총 20명이 민다나오로 향하는 비행기에 탑승했다.
법륜스님은 4일동안 딸라각에 위치한 산미구엘 고등학교 준공식, 까따블라란 초등학교 증축준공식, 다밀락 특수학교 준공식, 알라원 오지마을 학교 방문 일정을 소화했다.
산미구엘 고등학교 준공식에 참여한 필리핀 정토회 이원주 회장은 경과보고를 통해 “JTS는 지난 20년간 문맹 퇴치를 위해 소외된 지역에 기초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초등학교만을 지어왔습니다. 하지만 이번 프로젝트는 고등학교 건축으로 특별한 경우입니다. 인근에 고등학교가 없어 교육을 이어 나가지 못하는 아이들이 많았고, 가건물에 많은 수의 아이들이 임시로 교육을 받고 있었으며, 초등학교 졸업 후 고등학교에 진학하지 못한 청년들이 어린 나이에 임신을 하여 일찍 결혼을 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었습니다. 교육감의 간곡한 요청으로 JTS에서는 고등학교 건물을 짓기로 했습니다. 특별히 군청과 필리핀군 공병대가 협력 관계를 맺고 있어 JTS가 건축자재를 제공하고 군 공병대에서 실제 건축을 책임지고 진행하였고, 군청에서는 식비를 포함한 기본 경비를 지원해 주었습니다. JTS가 필리핀 민다나오에 지은 60번째 학교입니다.”라고 전했다.
법륜스님은 “오늘 산미구엘 고등학교 건물 준공식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이 학교가 지어지게 되기까지 많은 사람들의 노력과 협력이 있었습니다.
먼저 교육감님과 교육청에서 이곳에 학교가 필요하다는 요청을 JTS에 해주셨습니다. 그리고 딸라각 군의 군수님과 군의원들이 학교 건설에 필요한 일부 예산을 편성해 주었습니다. 군부대에서는 학교 터의 평탄 작업을 비롯한 많은 지원을 해주었습니다. 그리고 필리핀 JTS에서 건축에 필요한 물자를 지원하였고, 한국 JTS에서 재정 지원을 했습니다. 한두 사람, 한두 단체의 노력이 아니라 많은 사람의 노력이 모여서, 즉 조인 투게더(Join Together)를 함으로써 이 학교가 지어진 것입니다. 참여해 준 모든 사람과 단체에 다시 한번 감사의 박수를 부탁드립니다. 그러나 교육이라는 것은 학교 교실만 있다고 되는 것은 아닙니다. 교육이 이루어지려면 교실뿐만 아니라 학생이 있어야 하고, 선생님이 있어야 하고, 또 학생들을 지원하는 학부모들이 있어야 합니다. 학교가 무사히 지어졌습니다. 좋은 선생님이 파견되었고, 학교에 다니게 될 아이들도 있고, 학생들을 지원해 줄 학부모도 있습니다. 교육을 잘할 수 있는 모든 조건이 갖추어졌습니다. 학생 여러분들이 공부를 잘해나간다면 JTS는 이후에도 여러분들의 학업을 위해 지속해서 지원하겠습니다.”라고 약속했다.
부키드논 주 교육감은 “이 학교는 단순히 물리적인 건물이 아닙니다. 교육은 우리 부모들의 꿈이었고 우리 공동체의 꿈이었고 우리나라의 꿈입니다. 언젠가 우리 앞에 앉아 있는 이 아이들이 어른이 되고, 지도자가 되고, 지역사회에 봉사하는 사람이 될 것입니다. 이곳은 우리 학생들에게 관대함의 가치, 친절함의 가치, 협력과 감사의 가치를 배울 수 있는 살아있는 증거입니다. 교육은 우리 아이들이 어른이 되었을 때 올바른 길을 선택하고, 나쁜 유혹을 분별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입니다.”라며 “부키드논 주에는 지금 3,500여 개의 교실이 더 필요합니다. 교실이 없어서 배우지 못하고 있는 아이들이 아직 많습니다. 이곳은 매우 운이 좋다고 할 수 있네요. JTS에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매우 감사합니다.”라고 전했다.
13일 까따블라란 초등학교 증축식을 위해 가는 길에 법륜스님은 “처음 이 학교를 지을 때는 군청에서 학교까지 가기 위해 꼬불꼬불한 산길을 오토바이 타고 가야 했어요. 건축 자재를 운반할 때도 전부 오토바이로 날랐습니다. 그만큼 어려운 여건에서 공사를 진행해 교실 3칸을 더 늘렸습니다."라고 말했다.
까따블라란 초등학교 증축식을 마치고 서둘러 차에 올라 다음 준공식이 열리는 까방라산 중앙초등학교로 이동했다 까방라산 중앙초등학교는 JTS가 이곳에 지은 학교는 장애인 특수학교(SPED)입니다. 다른 교실에서는 학생들이 수업을 하고 있었고, 특수학교 학생들 34명이 의자에 앉아 스님과 JTS 방문단을 맞이했다. 특수학교 학생들이 앞으로 나와 필리핀 국가를 수화로 불렀다. 이원주 회장의 경과 보고 후 까방라산 시장에게 준공증서와 부키드논주 교육감에게 기념키를 전달했다.
이어 수밀라오 장애인 특수학교(SPED)로 이동했다. 이 학교는 2016년에 성남시청으로부터 건축자재비를 지원받아 건축하였고, 장애 아동을 위한 기숙사는 이원주 회장 부부가 전액 기부하여 만들어진 학교다. 학교와 기숙사가 완공이 된 이후에도 운영이 원활하게 되도록 JTS에서는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지원을 해왔다.
교장 선생님이 선생님들이 수밀라오 특수학교가 그동안 어떻게 발전해 왔는지 그 과정을 영상으로 보여주며 자세히 설명을 해주었다. 특히 이 학교를 졸업한 학생들의 삶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한 명 한 명 사진으로 보여주었다. 글자와 숫자도 읽을 줄 몰랐던 학생들이 졸업한 후 창고 관리인으로 농장의 일꾼으로 취업해 제몫을 해내고 있는 모습이 소개될 때마다 큰 박수가 나왔다.
법륜스님과 JTS 방문단은 3일째인 14일 새벽 기도와 명상을 마친 후 다밀락 특수학교 준공식에 참석하기 위해 아침 8시 20분에 JTS센터를 출발하여 다밀락으로 향했다.
먼저 이원주 필리핀JTS 회장의 안내로 새로 지은 장애인 특수학교(SPED) 건물을 한 바퀴 둘러보았다.
장애 아동을 위한 세심한 배려가 곳곳에서 느껴졌다. 교실 문턱은 경사면을 만들어 휠체어로 오르기 쉽게 하였고, 화장실 문도 장애 아동들이 열고 닫기 쉽도록 슬라이딩 도어를 설치했고, 손을 놓아도 뚜껑이 천천히 닫히는 화장실 변기가 설치되어 있었다.
JTS는 다밀락 초등학교가 있는 마놀로폴티치 시와 2006년 바갈랑잇 마을 학교 건축을 시작으로 인연을 맺은 후 많은 학교를 지어주며 17년 동안 협력 관계를 유지해 오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에는 협력 사업을 하기가 힘들었지만 작년부터 방역 정책이 완화되면서 가장 먼저 다밀락 지역에 장애인 특수학교(SPED)를 지어달라고 있었다.
다밀락 지역은 마놀로폴티치 군에서 인구수와 장애인수가 가장 많은 지역이다. JTS 활동가들이 현장을 답사한 결과 학교가 파악하고 있는 장애 아동 수만 30명이 넘었는데 공간이 부족해서 12명만 SPED 수업을 받고 있고 나머지는 일반 수업을 받고 있었다. 올해 3월부터 9개월 동안 공사를 한 후 드디어 이날 준공식을 하게 되었다.
법륜스님은 “이 세상에 태어난 아이들은 그 어떤 아이들도 제때에 교육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장애가 있든 없든 아이들은 제때에 교육을 받아야 합니다. 그래서 JTS에서는 산간 오지에서 사는 아이들에게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고자 학교 건축과 학용품 지원을 해왔습니다. 그러나 도시 지역에 살고 있지만 신체에 장애가 있어서 교육의 기회를 가지지 못하는 아이들도 많습니다. 그래서 교육청과 군청의 관계자들과 의논해서 장애를 가진 아이들에게 좀 더 좋은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고자 특수 교실을 만들게 되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부키드논 주에는 35개 군이 있는데, 모든 군마다 장애인 특수학교를 건립을 제안하며, 장애인 특수학교와 산악 원주민 마을에 학교를 짓는 일은 언제든지 JTS가 지원하다고 약속했다.
법륜스님은 “마지막으로 JTS가 민다나오에 와서 지원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신 토니 대주교님과 도동과 트렐, 그리고 필리핀 자원봉사자들에게 깊이 감사드립니다.”라고 감사를 전했다.
일정 4일째인 15일에는 걸어서 왕복 7시간이 걸리는 깊숙한 원시림에 위치한 오지마을 알라원을 방문해 간식을 지원했다. 알라원은 키탕글라드 산 해발 1,200m의 깊숙한 원시림에 위치한 오지 마을로 가는 데만 3시간 30분이 걸리기 때문에 새벽 예불만 하고 일찍 출발했다. 험한 산길을 오르면서 법륜스님은 “이 길은 18년 전에 학교를 만들 때 대학생들이 와서 함께 만들었어요. 그전에는 이런 길도 없었어요.”라고 말했다.
2005년에 JTS가 알라원을 처음 방문했을 때 당시 마을에서 글을 읽을 수 있는 주민은 마을리더를 포함해 단 2명이었다. 그 분들도 초등학교 2학년까지 다닌 게 전부였다. 주민들은 학교 교육에 대한 열망이 높았지만 학교가 12km나 떨어져 있어서 통학이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JTS는 주민들과 회의를 거쳐 이곳에 학교를 짓기로 결정했고, 11개월 만인 2006년 1월에 완공했다.
학교 앞에서 마을 주민들은 JTS 일행을 위해 불을 피워 커피를 끓이고 있었다. 스님이 땀을 닦고 있는 사이 미리 삶아놓은 고구마와 토란, 카사바를 내왔다. 소박한 음식 속에 주민들의 정성이 듬뿍 담겨있었다.
법륜스님은 “저는 커피를 안 먹는 사람인데, 여기 커피가 너무 맛있어서 세 잔이나 먹었어요.”라며 활짝 웃어 보이셨다.
교실에 들어가니 유치원생부터 6학년까지 16명이 모여 있었다. 산 아래 마을로 일을 하러 내려간 사람들이 많아져서 처음 학교를 지을 때 보다 학생 수가 많이 줄었다.
스님의 제안으로 JTS 방문단은 함께 한국 동요인 ‘학교종이 땡땡땡’, ‘반짝반짝 작은 별’을 아이들에게 불러주었다. 노래를 부르고 나서 아이들에게 과자 꾸러미를 선물했습니다. 아이들은 과자 꾸러미 앞에서 행복한 표정을 지었다.
필리핀JTS는 지난 20년 동안 학교 건축을 중심으로 활동을 해오고 있다. 2022년까지 총 59개의 학교를 지었고, 교실 수로는 150칸을 지었다. 꾸준히 학교를 만들어 온 결과 아이들의 문맹 퇴치뿐만 아니라 학교가 생기고 나서 주변에 인구가 새로 유입되고 군청의 관심이 증대하면서 마을 개발과 빈곤 퇴치에도 많은 영향을 주었다.
자료 출처 정토회 "스님의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