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국가안보보좌관 에두아르도 아노(가운데)가 2023년 12월 1일 티투 섬에서
필리핀 해안경비대 감시소 설치를 공개하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필스타
필리핀은 지난 1일(금) 영유권 분쟁 중인 서필리핀해상에서 자국이 보유한 가장 큰 섬에 해안경비기지를 설립해 해역에서 해당 해상에서 영유권을 주장하는 중국 선박에 대한 감시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에두아르도 아노 안보보좌관은 치열한 분쟁을 겪고 있는 스프래틀리 군도의 티투 섬을 방문한 자리에서 이같이 발표했다.
아노 국가안보보좌관은 해안경비기지에는 레이더, 위성 통신, 해안 카메라, 선박 교통 관리 등을 포함한 "첨단 시스템"이 장착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지는 내년 초부터 운영될 예정이다.
아노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러한 시스템은 중국 해상군 외에도 해당지역에 접근하는 다른 국가, 그리고 우리의 공공 선박과 항공기의 움직임을 모니터링하는 해안경비대의 능력을 크게 향상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아노는 이러한 데이터 수집은 특히 중국인의 "행동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하며 이를 "게임 체인저"라고 자평했다.
티투는 필리핀의 주요 섬인 팔라완에서 약 430킬로미터(267마일) 떨어져 있으며 중국에서 가장 가까운 주요 육지인 하이난 섬에서는 900킬로미터 이상 떨어져 있다.
중국은 이웃 국가 해안에 인접한 해역과 섬을 포함해 남중국해 대부분에 대해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으며, 중국의 주장이 법적 근거가 없다는 국제 재판소의 결정을 무시해오고 있다.
중국은 스프래틀리 군도를 포함한 남중국해의 90%가 자국 해역이라고 주장해왔다.
이런 주장을 기각한 2016년 국제상설재판소(PCA) 판결에도 불구하고 계속 영유권을 고집하면서 인근 국가들과 마찰을 빚는 상황이다.
특히 올해 들어 필리핀과는 스프래틀리 군도의 세컨드 토마스 암초 부근에서 자주 충돌을 빚어왔다.
지난 8월 5일에 중국 해경은 필리핀 군함에 보급품 등을 전달하려던 해경선을 향해 물대포를 발사했다.
올해 10월 22일에는 필리핀이 건축 자재를 실은 보급선을 보내자 중국 해경이 운반을 막으면서 양국 선박이 서로 충돌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이어 지난달 10일에는 중국 해경선이 필리핀 보급선을 향해 다시 물대포를 발사해 긴장이 고조됐었다.
지난 10월 21부터 23일까지 행한 미-필 합동 순찰 활동에 대응해 중국은 중국인민해방군 남부전구 소속 미사일 호위함 윈저우함(054A형 4,053톤)을 보내 맞대응하며 긴장감을 높였다.
마닐라서울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