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개최된 제104회 전국체육대회 개막식에서 재필리핀선수단이 입장하고 있다. 선수단은 관객과 카메라를 향해 양팔을 흔들며 힘차게 입장했다. 사진 KBS영상캡쳐
대한민국 내 최대 규모의 종합체육대회인 제104회 전국체육대회가 13일 전라남도 목포시 목포종합경기장에서 개회식을 시작으로 성대한 막을 올렸다.
'생명의 땅 전남 함께 날자 대한민국'이라는 구호 아래 열리는 이번 대회엔 전국 17개 시도 선수단 2만 8천여명과 18개국 재외한인체육단체 선수단 1천 500여명 등 역대 최대 규모인 2만9천900여명이 참가한다.
49개 종목(정식 47개, 시범 2개)에 출전하는 선수들은 전라남도 22개 시군 70개 경기장에서 우정과 선의의 경쟁을 나눌 예정이다.
재필리핀선수단은 개회식에 참가해 환한 미소와 함께 힘찬 모습으로 대회 참가를 알렸다. 개회식을 중계하는 아나운서는 필리핀은 복싱전설 파뀌아오를 배출할 만큼 체육 강국이라며 필리핀 선수단을 소개했다.
필리핀 선수단 임원들은 파란 상의에 흰바지를 입고 선두에서 선수단을 이끌었으며 아이보리색 점퍼와 검정 하의로 통일한 선수들이 뒤를 따라 입장했다. 선수단은 카메라를 향해 양손을 흔들어 보이며 여유있는 모습으로 개회식에 참가했다.
재필리핀선수단은 총 123명의 임원과 선수들이 참가해 미국(128명)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선수단 규모로 축구, 테니스, 골프, 베드민턴, 스쿼시, 볼링, 태권도, 검도 등 8개 종목에 참가한다.
개회식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는 선수들을 향해 손뼉을 치며 격려했다.
하이라이트인 성화 점화는 5명의 지역 인사들이 함께 참여했다.
화순군청 소속 복싱선수 임예지의 손에 들려 등장한 성화는 나로우주센터 이태진 연구원, 청년농업인 서수원 씨, 전 야구대표팀 선동열 감독을 거쳐 전남체고 육상선수 배건율에게 전달됐다.
5명의 성화 주자는 다 함께 돌다리를 건넜고, '생명의 땅 전남 2023'이라고 새겨진 큰 조형물을 통해 성화에 불을 지폈다.
성화에 불이 붙자 500여개의 드론은 목포 하늘로 올라가 나로호 형상을 만들었으며 별과 행성, 우주를 표현하며 관람객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이날 개회식은 '웅비하라 전남의 땅울림!'이라는 주제로 열렸으며 선수단과 관람객 1만 5천여 명이 참석했다.
13일 화려한 개회식과 함께 시작을 알린 전국체전은 19일까지 계속된다.
이번 대회는 지난 8일 막을 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각 종목 국가대표 선수들이 총출동해 눈길을 끈다.
항저우 대회에서 메달 6개를 목에 건 한국 수영의 간판 황선우(강원도청)를 비롯해 수영 3관왕에 오른 김우민(강원도청), 양궁 3관왕 임시현(한국체대), 남자 높이뛰기 간판 우상혁(용인시청) 등 많은 스포츠 스타는 국내 팬 앞에서 세계적인 기량을 선보일 계획이다.
당장 14일부터 눈길을 사로잡는 빅매치가 펼쳐진다.
양궁 남자 대표팀 김우진(청주시청), 김제덕(예천군청), 이우석(코오롱), 오진혁(현대제철)은 14일부터 15일까지 광주 국제양궁장에서 열리는 양궁 남자 일반부 경기에서 경쟁한다.
양궁 여자 대표팀 임시현, 안산(광주여대), 강채영(현대모비스), 최미선(광주은행)도 14일부터 15일까지 같은 장소에서 양궁 여자 대학부 및 일반부 경기를 치른다.
수영 김우민은 14일부터, 황선우는 15일부터 목포실내수영장에서 메달 사냥에 나선다.
우상혁이 나서는 육상 남자 일반부 높이뛰기는 18일 목포종합경기장에서 펼쳐진다.
이번 대회는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하고 대한체육회가 주최, 전라남도 및 전라남도교육청, 전라남도체육회가 주관한다.
전국체전은 1920년 제1회 전조선야구대회를 시작으로 104년 동안 이어져 왔다. 전라남도에서 열리는 건 2008년(여수 및 전남 일원) 이후 15년 만이다.
개회식 공연은 ‘웅비하라, 전남의 땅 울림’을 주제로 3막으로 나뉘어 전체 행사 80분중 20여분 동안 화려하게 펼쳐졌다.
공연 1막 ‘태동하라, 태고의 전남’은 순환의 바람 속에서 태초의 자연이 세상에 깨어나는 장면을 연출한 것으로 주경기장 중앙에 폭 60m 수조가 등장해 나룻배가 띄워지고 섬 사람이 보이는 가 싶더니 공중에서 나비가 날 듯 우아한 몸짓의 무용이 선보인다. 이어 자연의 분노인 듯 경기장 위로 불보라라 솟구치며 “인간의 욕심이 끝이 없네”란 한탄이 뒤섞인다.
자연을 향한 간절한 기도인 도창이 울려퍼지고 대형수조와 워터스크린, 분수 등을 활용해 경기장 전체를 활용한 퍼포먼스가 연출되었다.
도깨비들이 등장하고 인간의 씻김굿으로 반성의 메세지를 내보내기도 한다.
첨단 레이저가 쏟아지는 화려한 무대에 동화같은 서사가 어우러져 인간의 반성 앞에 자연은 용서로써 화답하고 인간과 자연이 함께 어우러진 새로운 미래, 축제의 시간을 상징했다.
공연 막바지엔 500여대의 드론이 목포 밤하늘을 수놓았다.
마닐라서울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