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전자업계는 신종 코로나바 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무역 길이 막힌 데다 마닐라 도시권에 대한 봉쇄 조치도 이달 말까지 다시 연장되 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14일(현지시간) 필리핀 경제매체 비 즈니스월드에 따르면 다닐로 라치타 필리핀 반도체전자산업협회(SEIPI) 회 장은 필리핀 북부 라구나에 대한 강화 된 지역사회 격리조치(MECQ)를 완화 된 지역사회 격리조치(GCQ)로 변경해 줄 것을 정부에 요청하고 나섰다. 라구나는 마닐라 도시권, 세부와 인 접한 탓에 최근 정부가 봉쇄 조치를 연장하자 MECQ를 함께 적용받게 됐 다. 문제는 이로 인해 부품을 공급받 기 어려워졌고, 공장의 전 직원을 불 러들이지 못해 생산이 곤란해졌다는 것이다. MECQ는 전자제품과 산업설비 등 국가의 수출에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 단되는 일부 제조업에는 생산을 허용 하지만 사회적 거리두기를 유지하기 위해 전체 직원의 절반만 조업이 가능 하므로 공장 가동률을 최대로 끌어올 리기는 어렵다. 다만 MECQ가 GCQ로 완화되면 직원의 75%를 불러들일 수 있다. 정부가 전자제품 수출 감소를 우려 해 라구나에 예외적으로 봉쇄 조치를 완화해도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강력한 봉쇄 조치가 시행되고 있는 지 역에 살고 있는 직원들은 사실상 도시 간 이동이 불가능해 직장으로 복귀하 기 어렵고, 물류 이동도 원활하지 않 아 부품 수급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SEIPI에 따르면 직원 중 절 반 정도가 봉쇄 조치 탓에 직장으로 돌아오지 못하는 상황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한 기업은 향후 4년간 4 억 달러를 투자해 약 3000개에 달하 는 일자리를 창출할 계획이었지만 봉 쇄 기간이 길어지자 필리핀 대신 태국 에 공장을 짓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봉쇄 연장이 외국인 투자자의 마음까 지 돌린 것이다. 라치타 회장은 “최근 집단감염이 발 생한 바랑가이에서 유입된 직원들 때 문에 확진자가 늘어날까 우려스럽다” 며 “현재 선박과 항공기를 통한 물류 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빠른 시일 내에 정상으로 돌아오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기준 전자제품은 필리핀의 전체 수출액에서 61.6%를 차지한 만 큼 전자산업이 생산을 하지 못하면 수 출 자체가 피해를 입을 수 있다. 올해 1분기 필리핀의 전자제품 수출 액은 93억 달러로 전년동기대비 4% 감소했고, 라구나에서만 전자산업 제 조업체들은 매달 2000만 달러에 달하 는 손실을 보고 있다고 SEIPI는 밝혔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