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황 악화시키지 말라" 발언…야권 "중국 앞에서 줏대 없이 무기력"
남중국해에서 중국 선박이 지난 9일 필리핀 어선을 들이받아 침몰 시킨 뒤 달아난 사고로 필리핀에서 반(反)중국 여론이 확산하는 가운 데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 령이 "단순한 충돌사고"라며 의미 를 축소하고 나섰다. 이는 중국과의 갈등을 회피하려 는 것으로 해석돼 필리핀 야권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18일 일간 필리핀 스타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두테르테 대통령은 전날 해군기지에서 한 연설에서 "그 것은 단순한 선박 충돌사고"라면서 "상황을 악화시키지 말라"고 말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또 "의도적인 것이라고 하더라도 작은 바다 사고 가 전쟁으로 나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면서 중국의 조사 결과를 지 켜봐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두테르테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 은 사고가 발생한 지 거의 열흘 만 에 나왔다. 살바도르 파넬로 대통령궁 대변 인도 '이번 사고가 중국의 침략행 위로 볼 수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 문에 "중국과 필리핀 당국이 조사 하고 있기 때문에 아직 모른다"고 한발 물러나는 모양새를 취했다. 파넬로 대변인은 지난주에는 중 국 선박의 행위를 야만적이라고 지 적하고 중국 측에 진상 조사와 책 임자 처벌을 요구했다. 향후 대응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지난 17일 열린 관계부처 장관회의 에서도 피해 선원들을 적극적으로 지원하자는 얘기만 나온 것으로 알 려졌다. 두테르테 행정부의 이 같은 신중 모드에 대해 리사 혼티베로스 상원 의원은 "어민들의 처지에 반할 뿐 만 아니라 중국 앞에서 줏대 없이 무기력하다"고 비판했다. 조엘 비야누에바 상원의원도 "우 리는 국민을 위해 봉사하고 국민의 복지가 최우선이라는 것을 항상 마 음에 두고 있어야 한다"고 꼬집었 다. 2016년 6월 취임한 두테르테 대 통령은 실리외교를 표방하며 친 (親) 중국 노선을 펴고 있다.